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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금융위기뒤 ‘1분기 가계빚’ 첫 감소…경기침체 가속신호?

등록 2012-05-24 20:22

한은 1분기 가계신용 분석
3월말 911조4천억…석달전보다 5천억 줄어
소비지표인 판매신용도 1조1705억 감소
가계발 부실 위험 줄었지만 소비위축 저성장 신호
올 들어 가계의 빚이 조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발 금융부실의 위험은 줄었으나 가계소비의 위축으로 경기침체가 가속화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2년 1분기 중 가계신용’을 보면,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을 합친 총 가계부채 잔액 잠정치가 3월 말 현재 911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연말보다 5000억원가량 줄었다. 가계대출(857조7586억원)은 6408억원 늘었지만 카드결제 등 판매신용(53조6038억원)이 1조1705억원 감소했다. 1분기는 원래 계절적으로 가계의 자금 수요가 적은 시기이다. 그렇더라도 총량이 준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 2002년부터 한은이 가계신용 통계를 낸 이래로 1분기 중 감소한 사례는 ‘신용카드 사태’가 벌어졌던 2003년,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의 후폭풍이 거셌던 2009년 말고는 이번이 처음이다.

가계부채 총액을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봐도 증가세의 둔화 양상이 뚜렷하다. 1분기 증가율은 7%로, 지난 2009년 3분기 5.7%를 기록한 뒤로 2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 지난해 3분기 이후 3분기째 증가율이 떨어지고 있다. 한은 금융통계팀의 이재기 차장은 “주택경기 부진이 이어지는데다 1분기에는 상여금과 연말 세금정산금 지급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둔화하고 신용카드 사용실적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3월 말 현재 가계대출 잔액을 금융기관별로 구분하면, 예금은행의 대출 감소가 눈에 띈다. 지난해 4분기에 6조2000억원을 늘렸는데 올 1분기에는 거꾸로 2조7000억원을 줄였다. 저축은행을 비롯한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경우에도 8조원에서 2000억원으로 증가폭이 크게 줄어들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지난해 6월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연착륙 대책’을 내놓은 뒤로 은행권의 대출 증가세가 한풀 꺾인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비은행권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도 가라앉고 있다고 진단한다.

금융시장에선 이런 추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가계부채의 감소는 금융기관의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줄인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실물경기에는 악재다. 세계 경제의 침체로 수출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가계의 소비마저 위축된다면 성장 동력에는 큰 타격을 준다. 일각에서는 가계부문의 본격적인 ‘부채 축소(디레버리징)’로 저소비와 저성장의 악순환에 빠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가계의 디레버리징 징후는 다른 지표에도 나타난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1분기 가계수지 동향을 보면, 실질소비 증가율이 고작 2.2%로 실질소득 증가율 3.8%를 밑돌았다. 자동차와 가전 등 내구소비재 판매도 감소세다.

중장기적으로는 가계부채의 점진적 축소가 바람직하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다. 김형주 엘지(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계도 소비 합리화와 부채 구조조정으로 미래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며 “다만 일시적으로 소비 위축에 따른 성장률 저하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박순빈 기자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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