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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김석동 “스페인발 쇼크 우려…자본주의 패러다임 변화 대처를”

등록 2012-06-05 20:48수정 2012-06-06 15:35

‘대공황 이후 최대 충격’ 발언 왜?

“그리스 경제규모의 5배…세계경제 충격 예상 초월할수도”
미·중 ‘성장엔진’ 약화…민간 전문가 “저성장 적응 필요”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지면 정책 당국자들은 으레 경제 주체들을 안심시키려 애쓴다. 그런 면에서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4일 “리먼 사태와 이후의 유럽 위기는 대공황 이후 가장 큰 경제적 충격”이라고 한 발언은 다소 ‘의외’로 보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시장 참가자가 아닌 감독자가 나서 불안을 부추기는 듯한 얘기를 한 것은 부적절해 보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도 세계 경제가 심각한 상황이란 인식에 있어서는 김 위원장과 다르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5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시장을 놀라게 할 만큼 세게 발언을 한 배경과 관련해 “이번 사태가 앞으로 단순히 충격을 주고 끝나는 게 아니라 자본주의 질서 패러다임이 바꿀 수도 있는 사안이니 그걸 준비해야 한다는 뜻에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스페인발 대형 금융위기가 일어날지 모른다”며 “스페인은 경제규모가 그리스의 다섯 배로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의 정도는 예상을 초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석동 금융위원장
김석동 금융위원장

세계 경제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형국에서, 이목은 온통 유럽에 쏠려 있다. 유럽에서 삐끗하면 세계 경제가 커다란 충격에 휩싸일 조짐이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외부 충격에 아주 취약한 구조다. 정부 당국자마저 나서 외부 상황의 심각성을 적극 알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금의 유럽발 부채위기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보다 열악한 조건에 처해 있다는 점은 위기의 악화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그리스 구제금융을 둘러싼 위기가 스페인·이탈리아 등지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사상 처음으로 ‘AAA’(트리플 에이)에서 강등될 때보다 지금의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김석동 위원장은 “그리스는 부채위기를 겪고 있고, 스페인은 은행위기를 겪고 있는데 살릴 방법이 마땅치 않다”며 “지금은 부채위기와 금융위기, 실물(위기)이 서로 맞물려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서 출발해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세계 금융시장을 마비시킨 2008년과 달리 지금은 쓸 수 있는 ‘카드’가 제한적이다. 과거엔 ‘월스트리트’로 상징되는 대형 금융기관들이 골칫거리였지만, 이제는 구원투수로 나서야 할 국가 자체가 문제로 떠올라 있다. 김학균 케이디비(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세계 경제가 위기에 맞서 쓸 수 있는 카드나 자원이 거의 소진됐다”며 “이제 정부의 크레딧(신용)도 시장에서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4년 전처럼 위기가 점차 실물로 전이되고 있지만, 부채위기로 정부가 돈을 풀어 진화할 수 있는 체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2008년엔 세계가 위기에 공동 대응했지만, 유럽에선 정치적 불협화음으로 2009년 불거진 그리스 사태를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진화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의 위기를 지난해나 2008년과 비교할 때 가장 큰 차이는 신흥국의 맏형격인 ‘브릭스’(중국, 러시아, 인도, 중국)의 부진이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위기가 몇 년째 계속되면서 2008년만 해도 여력이 있던 신흥국들의 체력도 고갈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흥국들이 금융위기에도 꾸준히 성장하면서 미국과 유럽의 경기 침체를 보완해줬지만, 이제는 신흥국마저 동반 부진에 빠져 있다. 특히 2008년 이후 미국을 대신해 세계경제의 성장동력이었던 중국 경제마저 활력이 떨어지면서 실물 쪽 위기를 키우고 있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2008~2009년엔 중국이 버텨주면서 세계 경제의 숨통이 트였지만, 이제 중국도 문제”라고 말했다. 중국은 올해 정치 지도부 교체와 수출에서 내수형으로 경제틀(프레임) 교체 시기가 맞물리면서 정치, 경제적 불확실성이 한층 커진 상황이다. 중국의 최대 교역국인 유럽의 침체는 중국의 수출경기마저 빠르게 둔화시키고 있다. 회복세를 보이던 미국 경제도 최근 주춤해진 양상이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세계 경제 최대 블록 어느 곳에서도 ‘탈출구’를 찾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김석동 위원장은 “글로벌 수요를 창출하는 곳이 없어지면서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의 거시경제도 안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위기가 금세 해결될 것이란 낙관적 전망은 찾아보기 어렵다. 김형주 엘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위기가 꽤 오래갈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 저성장 시대에 적응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류이근 이재명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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