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 내정자 강만수 회장 고교 후배·영남권 ‘모피아’
“농민조직을 경제관료 출신에게 상납” 비판…노조 반발
후보추천위, 이철휘·권태신 대신 ‘제3의 인물’ 깜짝 추천
“농민조직을 경제관료 출신에게 상납” 비판…노조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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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규 전 은행연합회장
이번 농협금융 회장 선임 절차를 관통하는 열쇳말은 ‘방패막이’로 요약된다. 취임 100일을 이틀 앞두고 내부 인사인 신충식 회장이 갑작스레 사퇴한 것도 예정된 절차라는 시각이 많다. 그동안 농협금융 내부에서는 농림수산식품부 등 정부 부처와 부딪치는 지점이 많아 이에 대처할 수 있는 ‘강력한 수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이에 회추위는 처음부터 고위 관료 출신의 외부 인사를 회장 후보로 물색해왔고, 경력·인맥 등을 고려해 신 회장 내정자를 낙점한 것이다. 신 회장 내정자는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과 금융정보분석원 초대 원장, 기획관리실장 등을 거친 경제관료 출신으로, 수출입은행장과 은행연합회장을 지냈다. 경남 거제 출신인 그는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의 경남고등학교 후배로, 금융권의 대표적인 영남권 ‘모피아’(옛 재무부 관료) 인사로 꼽힌다. 회추위는 “현안을 해결해나갈 강력한 추진력과 노조와의 협력을 이끌어낼 원만한 인간관계를 겸비하고 있다”고 추천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정부의 입김을 막기 위해 또다른 정부 인사를 기용한 것이어서 농협금융이 독자적인 문제해결능력을 포기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농협금융은 농민들의 출자로 이뤄진 자주적 협동조합을 근간으로 한다. 농민 개개인의 상호부조를 바탕으로 한 조직을 관료 출신에게 ‘상납’해 정부 개입의 물꼬를 터줬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권영준 경희대 교수(경영학)는 “농협금융이 민간금융사로서 자리매김할 준비가 덜 됐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모피아 출신 관료의 힘을 빌려 시장에 안착하겠다는 것을 수백만 농민과 국민들이 이해할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노조 역시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당분간 내홍도 불가피해 보인다. 농협금융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어 “금융지주는 정부와 중앙회장으로부터 자유로워야만 제대로 된 농협금융 중심역할이 가능하다”며 “노조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응징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제3의 인물’ 깜짝 선임 신 회장 내정자는 회추위가 내놓은 ‘깜짝 카드’였다. 그동안 농협금융 안팎에서는 회장 후보를 두고 권태신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부위원장과 이철휘 전 자산관리공사 사장이 격돌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애초 회추위원들과 농협중앙회는 국무총리실장을 지낸 권태신 부위원장의 영입을 강력히 추진했으나, 본인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금융 사정을 잘 아는 한 금융권 관계자는 “회추위에서 권 부위원장 외에 몇몇을 물망에 올려 의사를 타진했고 대부분 거절당했다”며 “제안을 받았던 신동규 전 회장이 고민을 거듭하다 막판에 수락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농협금융 회장은 자산 240조원에 이르는 금융지주사의 회장이긴 하지만, 농협중앙회장의 지배를 받는 ‘옥상옥’ 구조 안에 있다. 다른 금융지주 회장 같은 실질적 권한이 없는데다 현 정권과 임기를 함께할 것이라는 전망이 겹쳐 후보군에 오른 이들이 대부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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