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사상최대

5월 생활자금 대출 늘어

금융당국의 억제 대책에도 금융기관의 가계 대출이 4월 이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10일 한국은행은 지난 5월 말 현재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3조1572억원 늘어 642조741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두 달 연속 증가폭이 커지며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이 5개월 만에 사상 최대치 기록을 경신했다.

한은은 5월은 ‘어버이 날’과 ‘어린이 날’이 끼어있는 ‘가정의 달’이어서 대출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마이너스통장 대출 같이 생활자금으로 주로 쓰이는 ‘기타대출’의 증가가 약 2조원으로 주택관련 대출 증가액(약 1조2000억원)보다 더 컸다. 지역별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각각 1조4000억원, 1조8000억원씩 늘었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이 생활자금 중심으로 크게 늘어, 4월 1조3000억원에서 5월에는 2조20000억원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상호금융·새마을금고 등 비은행 금융기관의 가계대출도 약 1조원 늘었지만 4월(약 1조1000억원)보다는 증가폭이 조금 둔화했다. 이는 금융당국이 지난 3월부터 제2금융권에도 가계대출 규제에 나선 때문으로 보인다.

5월의 가계대출 잔액을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주면 5.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4월 5.9%에 이어 조금씩 떨어지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가계의 실질소득 증가율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이다. 특히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은행 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6% 늘어 두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갔다.

박순빈 선임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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