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12일 기준금리 결정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 3.19%로 밀려 바닥
시중금리가 기준금리 3.25%보다 싼 기현상
두달 전 ‘금리정상화’ 기조 한은 인하 부담 커
물가인상 압력도 김중수 총재 고민 깊게 해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 3.19%로 밀려 바닥
시중금리가 기준금리 3.25%보다 싼 기현상
두달 전 ‘금리정상화’ 기조 한은 인하 부담 커
물가인상 압력도 김중수 총재 고민 깊게 해
‘시장의 압박’인가, ‘경기악화의 신호’인가?
12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7월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금융시장에선 금리 공방이 뜨겁다. 당장엔 경기악화를 막으려면 금리가 더 내려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물가불안과 자산거품의 연장 가능성을 내세우며 반대하는 쪽도 적지 않다. 채권시장에선 금리 공방이 장단기 금리의 역전 현상이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시중 장기금리 지표로 쓰이는 3년만기 국고채의 유통수익률이 지난 6일부터 기준금리(3.25%) 밑으로까지 떨어져 바닥을 기면서 금리 논쟁에 한은까지 휘말리게 됐다. 시중 금리가 중앙은행이 시중에 돈을 풀 때 적용하는 금리보다 더 낮다는 것은 기형적인 현상이다.
11일 채권시장에서 3년물 국고채의 수익률은 전날보다 0.03%포인트 떨어진 3.19%로 밀렸다. 2010년 12월22일 이후 1년7개월여 만의 최저치다. 5년물 국고채의 수익률은 3.31%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에 단기금리 지표인 91일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는 전날과 같은 연리 3.54%로 거래됐다. 장단기 금리 차이(스프레드)가 더 벌어진 것이다. 한 증권사 채권매매 담당자는 “일부 기관투자자들은 하루짜리 콜자금으로 장기물 채권을 대량 매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 확신하고 단기매매차익을 노린 투자다. 거꾸로 보면 기준금리를 내리라는 시장의 압박이기도 하다. 채권 수익률이 더 떨어지면 채권값은 올라가 단기에 큰 차익을 얻을 수 있다.
금리는 돈의 시간 가치다. 같은 1억이라도 당장 손에 쥔 돈의 가치와 1년 뒤 가치는 차이가 나는데 이를 시장에서 결정한 값이 금리다. 여기에는 시장 참가자들이 예상하는 실질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반영된다. 또한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더 높은 ‘단저장고’가 정상적인 금리 시세다. 만기가 길수록 경기나 물가 변동에 따른 위험부담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이런 상식과 달리 국내 채권시장에선 지난 4월초부터 단저장고가 아닌 ‘단고장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3년물 국고채와 91일짜리 시디의 금리 차이는 4월6일 마이너스로 진입한 뒤 시간이 갈수록 더 벌어지고 있다. 홍춘욱 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외국계 대형 기관들까지 한국물 국채 매수에 열을 올려 금리 하락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며 “지난 4월 이후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정책금리를 내리는 바람에 국경간 금리 차이를 이용한 외부의 재정거래 세력까지 가세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중 장기금리 하락을 수급의 결과로만 보기 어렵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은 “투기적 수요도 있지만 국내 경기가 더 나빠진다는 시장 참가자들의 공감대 없이는 장기금리의 하락세가 지속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경기 악화를 막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할 수 있다.
한은으로서는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 당장 기준금리를 내리면 시장의 압력에 굴복하는 모양새여서 권위에 큰 타격을 받게 된다. 한은의 경기 예측 능력이 시장보다 못하다는 비판이 쏟아질 게 뻔하다. 한은은 불과 두달 전까지만 해도 ‘금리 정상화(금리 인상) 기조’를 강조했다. 4월 이후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가 뚜렷한 안정세이긴 하지만 시장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이 5월 이후 두달째 연 3.75% 선에서 움직이는 것도 부담스럽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높다는 건 그만큼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얘기다. 이래저래 김중수 한은 총재의 ‘시장 눈치보기’가 언제쯤 끝날지 주목된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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