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성장률 전망치 3.5%→3.0% 하향조정

국내 기관 전망치 중 가장 낮아
“내년 상반기까지 경기회복 완만”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내려잡아 3.0%로 수정했다. 지금까지 국내 기관에서 나온 전망치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한은은 13일 발표한 ‘2012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보다 3.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한은이 지난 4월 내놓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3.5%에서 0.5%포인트 내려잡은 것이며, 지난달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전망치 3.3%보다도 0.3%포인트 낮은 수치다.

신운 한은 조사국장은 “유로지역 위기의 장기화에 따른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과 신흥시장국의 경기둔화 등을 반영해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경기회복 속도가 완만한 수준에 머물 것”이라며 “대외여건의 불확실성 확대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면서도 내수의 성장 기여도가 수출을 상회하는 흐름”을 예상했다.

한은은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는 2.8%에서 2.2%로 낮췄다. 가계의 실질구매력이 완만하게 높아지고 있지만 가계부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데다 주택경기마저 부진하다는 이유에서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6.2%에서 5.8%로, 건설투자 증가율은 2.8%에서 1.6%로 각각 하향 조정됐다. 건설투자는 재정 투입을 통한 토목공사와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따른 업무·상업용 건설이 주도할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올해 취업자수 증가 예상치는 38만명으로 4월의 35만명보다 조금 늘어났으며, 실업률은 지난해 3.4%보다 낮은 3.3%로 전망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7%로 기존 전망치보다 0.5%포인트나 낮춰 잡았다. 소비자물가에서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은 2.6%에서 2.2%로,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지수는 2.2%에서 1.9%로 예상치를 낮췄다.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지난 4월 전망치인 145억달러보다 크게 늘어난 200억달러로 점쳤다. 하지만 상반기에 135억달러에 이르던 흑자규모가 하반기에는 65억달러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유로지역의 위기가 어느 정도 가닥을 잡는다는 전제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8%로 잡았다.

박순빈 선임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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