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6조7000억원이란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냈다. 유럽 부채위기 여파를 걱정하는 다른 기업들의 부러운 눈길이 삼성전자에 쏠린 이유다. 하지만 불황이 심화하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미 2분기 놀라운 실적에도 불황의 여파 흔적은 남았다. 매출이 47조원을 넘었지만, 증권가의 예상치에는 못 미쳤다.
삼성전자는 별도의 비용 절감이나 사업 재조정 같은 비상경영을 전사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직 없다. 하지만 유로화 변동에 따른 시나리오 경영에 들어갔다.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는 “유로화 가치가 1유로당 1.22달러와 1.20달러로 떨어질 경우 사업부별 손익이 얼마나 영향을 받는지 파악하고, 1.2달러 수준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비상대책 마련을 최고경영층이 지시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사업계획을 세울 때 1유로당 1.3달러 수준으로 환율을 예상했지만, 유럽위기가 불거지면서 유로화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텔레비전과 가전제품 등 완제품 부문의 최대 시장이 유럽인 탓에 유로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이익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
좀더 본원적인 위기 타개책으로는 프리미엄(고급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제품의 판매가격을 높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대응책”이라고 말했다. 지난 2분기에 매출은 예상을 밑돌았지만 영업이익 규모는 증권사들의 전망치와 비슷했던 것도 불황 속에 프리미엄 전략이 주효했음을 보여준다.
갤럭시에스(S)3이 선 주문량 1000만대를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프리미엄 전략의 효과다.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며 오는 3분기 실적 역시 2분기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도 갤럭시노트2 등의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할 예정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불황임에도 올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약 7억대 규모로 전년 대비 4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전자의 강점인 갤럭시 시리즈를 잘 유지하기만 해도, 불황의 파고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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