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한게임 등 인원감축
인력수급 균형 깨지자 감원부터
“게임업체들도 노조 만들때 됐다”
인력수급 균형 깨지자 감원부터
“게임업체들도 노조 만들때 됐다”
한여름 게임업계에 칼바람이 한창이다. 규모가 크든 작든, 너나 할 것 없이 인력감축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넥슨과 한게임 등이 상시 희망퇴직자를 접수받았고, 지난달 엔씨소프트까지 창사 이래 최초로 인원 감축에 들어갔다. 형편이 어려운 중소 게임사들은 말할 나위가 없다.
■ 엔씨소프트 등 고강도 인원감축 잇따라
최근 게임업계의 큰 뉴스 가운데 하나는 엔씨소프트의 대규모 조직개편과 인원감축이다. 지난달 초 넥슨에 경영권이 넘어가자마자 신사업들을 대거 정리하더니 1998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감원에 착수했다. 퇴직금에 근속연수에 따라 6개월~1년치 월급을 얹어주겠다며 이달 초까지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감축 규모를 두고서는 200명에서 1000명까지 설들이 분분한데, 전체 직원 3000여명의 20% 안팎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 회사 윤진원 홍보팀장은 “퇴직신청 접수가 마무리됐고 퇴사 절차를 밟고 있는 것은 맞지만, 전체 퇴직자 규모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엔에이치엔(NHN)의 한게임도 지난달 인원감축 논란에 휩싸였다. “100여명 이상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선다”는 언론 보도를 회사는 즉각 부인했지만, 업계에서는 “최근 엔에이치엔의 게임 쪽 인력 상당수가 회사를 떠난 것은 사실”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다른 대형 게임사인 네오위즈게임즈도 지난 5월 초 큰 폭의 조직개편과 함께 300명이 넘던 제작센터 인력을 대폭 축소하는 등 몸집을 줄였다. 네오위즈게임즈는 기존 제작센터를 블레스 스튜디오와 엔에스(NS) 스튜디오로 분사해, 각각 자회사로서 게임 개발을 주관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중소 게임업체들은 사정이 더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엔 하이원엔터테인먼트가 자체 개발 게임 프로젝트를 모두 포기하고 관련 인원에 대한 대기발령 통보를 내렸다. 게임업계 특성상 개발자 30여명은 모두 퇴직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에 견줘 올해 직원 25%가량을 감축한 것으로 알려진 엠게임은 올해 초 직원들 연봉은 동결하면서 임원 급여는 30%가량 인상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 이직 일반적이라 감원도 가볍게 생각
게임업계 감원은 대개 관리직보다는 개발자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이는 게임 개발자들이 상대적으로 고소득자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게임 개발인력들은 팀 단위로 움직이면서 게임을 개발하고, 개발 뒤엔 회사를 옮기는 경우가 많은데, 10년 이상 경력의 30대 후반 팀장의 경우 연봉이 1억원을 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2000년대 후반만 해도 게임사들이 서로 사람(개발자)을 뽑아가려고 혈안이었다”며 “회사마다 감원에 목을 매는 지금의 모습은 게임업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감원 바람이 거센 이유는 게임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게임 개발자 인력의 수급 균형이 깨졌기 때문이다. 퇴직자와 이직자가 넘쳐나지만, 고액 연봉을 받는 개발자를 흡수할 개발사는 많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 자유분방하고 개인주의가 강한데다 이직도 활발한 업계 분위기를 이용해, 불황을 맞아 게임업체 경영진들이 사람부터 줄이고 보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희망퇴직을 신청한 한 엔씨소프트 직원은 “아무리 자발적으로 퇴직자를 받는다지만, 이미 나가야 한다는 게 결정된 상태인 만큼 돈 줄 때 알아서 나가라는 분위기”라며 “더 험한 꼴 보기 전에 그만둬야 할 것 같아 희망퇴직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그나마 6개월~1년치 월급을 얹어서 받고 나오는 엔씨소프트 직원들을 부럽게 바라보는 분위기도 있다. ■ “게임업체들도 노조 만들어질 때 돼”
문제는 당장 이런 감원 행렬이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이를 두고 “회사는 웃는데 직원은 울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감원을 계기로 회사는 체질을 개선하고 홀가분한 상태에서 뭔가 시작할 분위기를 만들게 됐지만, 직장을 관둔 직원들은 불확실한 미래를 맞닥뜨리게 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게임업체들도 이젠 노조가 만들어질 때가 됐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안철수, 망가지는 것은 두렵지 않다 말해”
■ ‘박근혜 대세론’과 ‘안철수 현상’…절박한 민주당 끝장난 것인가
■ 성폭행범에 ‘10년간 나이트클럽 금지’
■ 암컷을 말 그대로 ‘낚는’ 열대어
■ [화보] ‘그땐 그랬지~’ 대한민국 올림픽의 역사
최근 게임업계의 큰 뉴스 가운데 하나는 엔씨소프트의 대규모 조직개편과 인원감축이다. 지난달 초 넥슨에 경영권이 넘어가자마자 신사업들을 대거 정리하더니 1998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감원에 착수했다. 퇴직금에 근속연수에 따라 6개월~1년치 월급을 얹어주겠다며 이달 초까지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감축 규모를 두고서는 200명에서 1000명까지 설들이 분분한데, 전체 직원 3000여명의 20% 안팎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 회사 윤진원 홍보팀장은 “퇴직신청 접수가 마무리됐고 퇴사 절차를 밟고 있는 것은 맞지만, 전체 퇴직자 규모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엔에이치엔(NHN)의 한게임도 지난달 인원감축 논란에 휩싸였다. “100여명 이상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선다”는 언론 보도를 회사는 즉각 부인했지만, 업계에서는 “최근 엔에이치엔의 게임 쪽 인력 상당수가 회사를 떠난 것은 사실”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다른 대형 게임사인 네오위즈게임즈도 지난 5월 초 큰 폭의 조직개편과 함께 300명이 넘던 제작센터 인력을 대폭 축소하는 등 몸집을 줄였다. 네오위즈게임즈는 기존 제작센터를 블레스 스튜디오와 엔에스(NS) 스튜디오로 분사해, 각각 자회사로서 게임 개발을 주관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중소 게임업체들은 사정이 더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엔 하이원엔터테인먼트가 자체 개발 게임 프로젝트를 모두 포기하고 관련 인원에 대한 대기발령 통보를 내렸다. 게임업계 특성상 개발자 30여명은 모두 퇴직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에 견줘 올해 직원 25%가량을 감축한 것으로 알려진 엠게임은 올해 초 직원들 연봉은 동결하면서 임원 급여는 30%가량 인상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 이직 일반적이라 감원도 가볍게 생각
게임업계 감원은 대개 관리직보다는 개발자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이는 게임 개발자들이 상대적으로 고소득자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게임 개발인력들은 팀 단위로 움직이면서 게임을 개발하고, 개발 뒤엔 회사를 옮기는 경우가 많은데, 10년 이상 경력의 30대 후반 팀장의 경우 연봉이 1억원을 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2000년대 후반만 해도 게임사들이 서로 사람(개발자)을 뽑아가려고 혈안이었다”며 “회사마다 감원에 목을 매는 지금의 모습은 게임업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감원 바람이 거센 이유는 게임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게임 개발자 인력의 수급 균형이 깨졌기 때문이다. 퇴직자와 이직자가 넘쳐나지만, 고액 연봉을 받는 개발자를 흡수할 개발사는 많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 자유분방하고 개인주의가 강한데다 이직도 활발한 업계 분위기를 이용해, 불황을 맞아 게임업체 경영진들이 사람부터 줄이고 보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희망퇴직을 신청한 한 엔씨소프트 직원은 “아무리 자발적으로 퇴직자를 받는다지만, 이미 나가야 한다는 게 결정된 상태인 만큼 돈 줄 때 알아서 나가라는 분위기”라며 “더 험한 꼴 보기 전에 그만둬야 할 것 같아 희망퇴직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그나마 6개월~1년치 월급을 얹어서 받고 나오는 엔씨소프트 직원들을 부럽게 바라보는 분위기도 있다. ■ “게임업체들도 노조 만들어질 때 돼”
문제는 당장 이런 감원 행렬이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이를 두고 “회사는 웃는데 직원은 울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감원을 계기로 회사는 체질을 개선하고 홀가분한 상태에서 뭔가 시작할 분위기를 만들게 됐지만, 직장을 관둔 직원들은 불확실한 미래를 맞닥뜨리게 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게임업체들도 이젠 노조가 만들어질 때가 됐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안철수, 망가지는 것은 두렵지 않다 말해”
■ ‘박근혜 대세론’과 ‘안철수 현상’…절박한 민주당 끝장난 것인가
■ 성폭행범에 ‘10년간 나이트클럽 금지’
■ 암컷을 말 그대로 ‘낚는’ 열대어
■ [화보] ‘그땐 그랬지~’ 대한민국 올림픽의 역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