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 몰린 은행들, 잇단 대출금리 인하

신한·하나·기업 등 1~3%p 내려

주요 시중은행들이 대출 최고금리를 잇달아 인하하는 등 서민·중소기업 금융지원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최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 의혹과 부당한 가산금리 부과, 대출서류 조작 등이 적발되면서, 땅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몸부림’이다.

신한은행은 7일 오전 서울 태평로 본점에서 전국부서장회의를 열어 ‘대고객 사과 및 사회책임경영 실천 다짐’을 결의했다. 최근 학력에 따라 대출금리를 차별한 것이 감사원 감사에서 밝혀져 사회적 물의를 빚은 탓이다.

서진원 은행장은 “상생의 가치를 세심하게 배려하지 못한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며 “고객과 사회의 신뢰를 지킬 수 있도록 정성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가계 및 기업대출 최고금리를 각각 17%에서 14%로, 15%에서 12%로 3%포인트씩 인하하기로 했다.

하나은행도 13일부터 가계대출 최고금리를 현행 연 16%에서 14%로 인하한다. 서민지원 대출상품인 새희망홀씨 금리도 2%포인트 내려, 최저 연 9%대로 지원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1일 ‘참 금융 실천결의문’을 채택해, 이를 전 부서 벽면에 붙여놓았다. ‘고객의 이익을 침해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고객에게 부당한 금리나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사회적 약자 지원에 대한 전반적인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들이 은행들의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은 “일시적 사과나 미봉책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강력한 금융소비자보호기구를 통해 정보의 비대칭성 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혜정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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