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웅(69) 전 독립기념관 관장
‘장준하 평전’ 쓴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
“당시 권부쪽 양심선언 있어야
스페인 독재자 프랑코의 딸은
부친 과오 관련 자료 수집해”
“당시 권부쪽 양심선언 있어야
스페인 독재자 프랑코의 딸은
부친 과오 관련 자료 수집해”
“장준하 선생의 의문사를 규명하는 문제는 한 개인의 억울함을 푸는 차원이 아닙니다. 양심은 반드시 승리한다는 역사적 가치를 위해 접근해야 할 역사의 정언명령입니다.”
김삼웅(69·사진) 전 독립기념관 관장은 15일 경기도 남양주시 자택에서 <한겨레> 기자와 만나, 장준하 선생 의문사 규명의 역사적 의미를 강조했다. 김 전 관장은 1993년 문민정부 출범 뒤 당시 민주당이 꾸린 ‘장준하 선생 사인규명 조사위원회’(위원장 한광옥)의 조사위원으로 활동했으며 2009년 590여쪽의 <장준하 평전>(시대의 창 펴냄) 등을 펴내며 줄곧 장 선생 사망의 진상 규명을 촉구해왔다.
김 전 관장은 93년 민주당 조사를 두고 “수사권이 없는 야당 조사단이었고 정치인들의 조사 활동이다 보니 진실 규명에 한계가 많았다”며 “합동 조사위원회 구성에 반대했던 여당에도 큰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 선생이 숨진 현장인 경기도 포천시 약사봉을 7차례 답사했지만, 의문점들은 그대로 남아 있다고 했다.
김 전 관장은 특히 장 선생이 의문사 한 당시 권부에 있던 이들이 양심선언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백범 김구의 암살 때 당시 최고 권력자였던 이승만의 묵인 내지 용인 과정이 있었다. 박정희의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김대중 선생이 납치됐을 때도 최고 권부의 묵인이 있었을 것”이라며 “이런 일이 단지 최고 권력자에 대한 과잉충성으로만 가능할 수 있는 일인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관장은 60~70년대 당시 ‘재야의 대통령’으로까지 불렸던 장 선생이 박정희 정권에는 매우 곤혹스러운 ‘눈 위의 가시’거나 ‘없었으면 하는 존재’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박정희 체제에서 가장 비판적인 지식인이 장 선생이었으며, 금지된 행동을 가장 먼저 강행한 사람이었다”며 “당시 박정희의 정치적 라이벌이 김대중이었다면, 사상적 라이벌은 장준하였다”고 회고했다.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위원, <대한매일신보>(현 <서울신문>) 주필 등을 지낸 김 전 관장은 10여년 전 스페인 방문 길에 독재자 프랑코의 딸을 만났던 일을 들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경선 후보가 장 선생 의문사의 진상 규명에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당시 일흔이 넘은 프랑코의 딸은 ‘아버지가 자기 국민에게 잘못한 부분에 대해 참회하는 심정으로’ 아버지의 과오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김 전 관장은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가 되려 한다면 박정희 정권의 부정적 부분과 엄격히 단절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유산만 물려받고 나쁜 것은 변명하거나 덮어버리는 것은 공인의 바른 자세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남양주/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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