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10조9천억 급증…부채 증가율 성장률의 두배
고금리 비은행권 대출 4조원…1분기보다 20배 많아
고금리 비은행권 대출 4조원…1분기보다 20배 많아
민간소비와 주택경기 침체에도 가계 빚의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1분기에 소폭 줄어든 가계 빚이 지난 2분기에는 다시 크게 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3일 내놓은 ‘2분기 중 가계신용’을 보면, 6월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922조원으로 3월 말보다 약 10조9000억원 증가했다. 1분기에 8000억원가량 줄었다가 다시 큰 폭으로 늘어나는 바람에 지난해 연말의 사상 최대치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가계신용은 금융권에서 가계에 빌려준 돈과 카드·할부회사가 제공하는 판매신용(외상판매)을 합친 금액이다.
6월 말 가계신용(가계부채) 잔액을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5.6%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 9.1%에 이르던 가계부채 증가율은 3분기 8.8%, 4분기 8.1%, 올해 1분기 7.0% 등 4분기째 떨어지는 추세다. 하지만 증가율이 낮아졌다고는 해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두배 이상 웃돌아 가계부채의 질은 계속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 소득보다 부채 증가율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가계의 빚 상환 능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은은 2분기 가계대출 증가는 예금은행의 적극적인 새 대출상품 출시에다 가정의 달과 같은 계절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시중은행들이 장기고정금리대출인 ‘유동화 적격대출’을 적극 권장하면서 1분기에 9000억원 증가에 그쳤던 주택담보대출이 2분기에는 3조5000억원이나 늘었다. 그러나 극심한 주택거래 침체를 고려할 때 2분기 중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증가는 주택 구입보다는 주로 생활자금이나 사업자금 수요일 것으로 한은은 풀이했다.
가계부채의 질적 악화를 반영하는 또다른 지표는 금리가 상대적으로 비싼 비은행 금융권의 대출 증가이다. 2분기에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대출은 4조원이나 늘어나 1분기(2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에선 주택담보대출(1조1000억원)보다 신용대출인 ‘기타대출’(2조9000억원)의 증가액이 상대적으로 컸다. 또 보험, 증권사 및 연기금, 등록 대부사업자까지 포함된 ‘기타 금융기관’의 대출 증가율은 6.8%(2조2000억원)로 전체 증가율을 훨씬 웃돌았다. 비은행권 가계대출은 은행 문턱을 넘기 어려운 저신용자나 원리금 상환부담을 또다른 빚으로 메워야 하는 다중채무자들의 수요가 대부분이다.
키움닷컴의 서영수 이사는 “전체 가계대출 증가율이 둔화하더라도 자영업자와 임시직, 다중채무자 등 소득이 불안하고 이미 부채 규모가 임계치에 이른 계층의 부채가 줄어들지 않으면 가계부채의 위험은 해소되지 않는다”며 “한계 가계에 대한 정확한 실태 파악과 채무조정 방안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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