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소송 사실상 완패 후폭풍
브랜드 가치 추락 등 큰 타격
브랜드 가치 추락 등 큰 타격
삼성전자가 미국 애플과의 특허소송에서 져,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60% 이상을 벌어주는 모바일 부문의 스마트폰과 태블릿피시가 애플의 디자인을 흉내냈다고 미국 법원에서 결론이 난 것이다. 삼성은 거액의 손해배상은 물론이고, 앞으로 미국 시장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피시 판매금지, ‘카피캣’(모방꾼)이라는 낙인에 따른 막대한 브랜드 가치 실추 상황까지 맞게 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지방법원 배심원단은 지난 24일(현지시각) 열린 평결에서, 삼성전자가 애플의 디자인과 소프트웨어 특허를 각각 3건씩 침해했다고 결론냈다. 삼성전자가 주장한 애플의 삼성 기술특허 침해 6건은 모두 기각했다. 배심원단은 평결을 하면서 삼성전자 행위를 ‘의도적인 특허침해’라고 명시했는데, 이게 삼성전자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배심원단 대표인 벨빈 호건(67)은 평결 뒤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혁신에 대한 보호 필요성을 역설한 애플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었다”며 “삼성전자 고위 임원의 동영상 증언을 본 뒤 특허 침해가 의도적이었음을 ‘절대적으로’ 확신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이 애플에 줘야 할 손해배상액은 10억4934만달러(1조2000억원)로 책정됐지만, 담당 판사의 최종판결 과정에서 더 커질 가능성도 크다. ‘의도적 침해’에 대해 징벌적 배상 조처가 내려질 경우, 배상금이 최대 3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 더욱이 애플은 곧바로 삼성 제품 20여종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에 나설 예정이다. 법원이 수용하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최대 시장인 미국을 잃게 될 수도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집계로 지난 2분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은 전세계 시장의 16%를 넘는다. 게다가 미국 시장은 각종 스마트폰이 일대 격전을 치러온 대표적 시장이라는 상징성을 가진 곳이다. 삼성전자의 최신 제품인 갤럭시에스(S)3은 이번 소송 대상이 아니지만, 추가 소송 등의 여파에 따라 마케팅 활동 등에서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삼성으로선 브랜드 가치 추락도 뼈아플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평가업체인 브랜드 파이낸스는 최근 삼성전자로 대표되는 삼성의 브랜드 가치를 382억달러로 평가했다. 지난해 18위에서 올해 6위로 뛰어오른 것이다. 이밖에 영국·일본·독일 등 8개국에서 진행중인 50여건의 특허소송도 삼성에 불리하게 돌아갈 공산이 커졌다.
이에 삼성전자의 위기 대처 능력이 도마에 오르게 됐다. 사실상 ‘완패’를 당해, 특허소송에 너무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반면 삼성전자가 특허소송을 대하는 자세를 바꾸고, 기술뿐만 아니라 디자인·소프트웨어 경영을 강화해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평결 뒤 “평결 결과를 반박하는 문서를 제출할 것이며, 불리한 판결이 나올 경우 항소할 것”이라며 “이 평결이 소비자 선택권을 줄이고 혁신을 제한할 것이며, 잠재적으로 제품 가격을 더 높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삼성의 모방 정도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을 증거들이 보여줬다”며 “우리 제품은 고객들을 위한 것이지 경쟁자들을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평결 결과를 환영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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