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유럽, ‘삼성↔애플 특허침해’ 불인정 기류

삼성, 일본 중간판결서 승소
“동기화, 애플 발명 범주 아니다”
손배청구·삼성단말기 판금 기각

‘애플은 미국에서만 큰소리 친다.’

31일 일본 법원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특허를 침해했다는 애플의 주장을 기각했다. 이로써 미국 법원만 일방적으로 애플 손을 들어주고, 일본을 비롯해 유럽연합 등 비(非)미국권에선 양쪽 손을 동시에 들어주거나 애플의 특허 침해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삼성전자의 무선통신 특허 2건과 애플의 소프트웨어 특허 1건을 각각 상대 쪽이 침해했다고 판결했다. 사실상 ‘무승부’ 결론을 낸 것이다. 유럽연합 법원들은 삼성전자의 특허침해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독일 만하임법원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침해 소송에서 삼성전자 주장은 기각하고, 애플의 주장에 대해선 판결을 유보했다. 영국 법원도 삼성전자 갤럭시탭이 아이패드 디자인을 베끼지 않았다고 판결했다. 네덜란드 법원만이 애플이 삼성전자 무선통신 특허 1건을 침해했다고 결정했지만, 판매금지로 이어지진 않았다.

이런 판결들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법원에서 삼성전자가 애플의 디자인 특허와 소프트웨어를 각각 3건씩 침해했다며 거액의 손해배상을 하라고 결정한 배심원 평결 내용과는 대조적이다.

애플이 특허를 침해당했다는 동기화는 개인용컴퓨터(PC)와 스마트폰을 케이블로 연결해 음악·영상파일 같은 자료를 양쪽에 똑같이 저장하는 기술이다. 애플은 지난해 8월 삼성의 갤럭시에스(S) 등 단말기 8종이 이 특허를 침해했다며, 1억엔(약 14억4400만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일본 법원에 낸 바 있다. 당시 애플은 소프트웨어 특허 ‘바운스백’(화면이 가장자리에서 당겨졌다 되돌아가는 기능)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도 청구했다.

일본 도쿄지방법원은 동기화 방법에 대해, 애플 것은 음악파일을 확인할 때 가수·곡명 등 부가정보를 활용하는데, 삼성전자가 채택한 기술은 파일 이름과 크기로 확인해 서로 다르다고 판단했다. 바운스백 특허 침해 주장에 대한 판결은 따로 이뤄진다. 앞서 한국·미국 법원은 삼성전자가 애플의 바운스백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결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판결에 대해 “애플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음을 확인해준 것”이라며 “지속적인 혁신 노력을 통해 일본 시장에 최고 품질의 제품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김선식 기자 [e-mail]

<한겨레 인기기사>

■ 나주 초등생 아버지 눈물 “정말 착한 아이…”
■ “김대중과의 화해가 죽음을 불러왔어”
■ 애플은 왜 자꾸 도둑맞았다는 걸까요?
■ 하버드 대학, 125명 집단 부정행위 ‘충격’
■ “문재인 굳히기냐 결선투표냐” 1일이 고비
■ 개와 고양이는 정말 앙숙일까
■ [화보] 우산의 수난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