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생산 두고 이해관계 갈린 듯
삼성에스디아이(SDI)와 독일 자동차부품사 보슈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전지) 합작 사업을 4년 만에 정리하기로 했다.
삼성에스디아이는 독일 보슈와 절반씩 투자해 2008년 설립한 전기자동차 배터리업체 에스비(SB)리모티브의 지분 전량을 9500만달러에 인수한다고 5일 밝혔다. 대신 보슈는 에스비리모티브의 독일 자회사(SBLD)와 미국 코바시스의 지분 전체를 3800만달러에 매입하기로 했다.
삼성에스디아이는 세계 최고의 배터리 셀 기술을 바탕으로 보슈와의 합작을 통해 확보한 자동차 산업에 대한 이해를 더해 자체 팩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에 수주한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에스비리모티브가 배터리 셀을, 보슈가 팩을 공급하기로 했다. 삼성에스디아이는 에스비리모티브를 100% 자회사로 두고 시너지·효율성을 검토해 향후 흡수·합병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두 회사의 이해관계가 달라서 합작 해소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애초엔 삼성이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인 셀을 맡고 보슈가 팩과 영업을 담당하는 구조로 시작했지만, 보슈가 자체 셀 생산을 원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해부터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의 최고경영자 등을 잇따라 만나며 본격적인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 진출에 나서왔다. 전기차 배터리는 삼성그룹의 5대 신수종사업 분야 중 하나다. 현재 에스비리모티브는 울산공장에서 월 20만개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2013년엔 월 40만개, 2015년 월 150만개로 생산능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