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4
메모리·LCD·배터리 등
다른업체 제품으로 대체
“애플이 안써” “삼성이 안줘”
‘주도권 싸움’ 엇갈린 평가
다른업체 제품으로 대체
“애플이 안써” “삼성이 안줘”
‘주도권 싸움’ 엇갈린 평가
전세계적으로 특허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부품 거래가 대폭 축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애플은 지난해 삼성에서 반도체·액정표시장치(LCD) 등 모바일기기 부품을 연간 10조원가량 사들였지만, 출시를 앞둔 신제품 아이폰5에는 스마트폰의 두뇌로 불리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만 삼성전자로부터 납품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6일 복수의 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애플은 오는 12일 공개할 아이폰5의 초기 생산물량에 삼성전자의 메모리, 삼성디스플레이의 엘시디, 삼성에스디아이(SDI)의 배터리 등을 사용하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사정을 잘 아는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삼성에스디아이 등이 다른 업체들과 함께 협력업체로 선정되긴 했지만 아이폰5 초기 생산물량에는 삼성 쪽 납품이 없었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로 꼽히는 삼성전자의 메모리를 애플이 사용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신 애플은 낸드플래시 모바일디(D)램 등 메모리칩은 에스케이(SK)하이닉스와 일본의 엘피다·도시바 등에서, 엘시디는 엘지(LG)디스플레이와 재팬디스플레이에서, 배터리는 일본의 산요와 중국의 에이티엘(ATL) 등에서 조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은 에이피만 삼성전자에서 납품받았다. 애초 대만 티에스엠시(TSMC)에 주문했지만 수율(원재료 투입 대비 완성품 비율)이 맞지 않아 삼성전자 부품을 쓰는 것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소송전 때문에 거래 축소 내지 단절이 이미 예상됐음에도, 전자업계는 놀랍다는 반응이다. 업계에선 애플이 삼성을 버렸다는 시각과 삼성이 애플에 납품을 거부한 것이라는 시각이 엇갈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플이 삼성전자와 적대적 관계에 있어도 메모리나 에이피 같은 핵심 부품들은 삼성의 품질이 월등히 뛰어나 쓸 수밖에 없는데 삼성의 메모리를 쓰지 않았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애플은 교체 가능한 삼성 부품은 이미 다른 기업으로 구매선을 돌린 지 오래”라고 말했다. 반면 한 증권분석가는 “애플이 가격을 제대로 쳐주지 않아 삼성전자가 진작부터 애플에 납품을 꺼려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삼성전자 쪽에선 특허소송 등으로 관계가 나빠지자, ‘우리 부품 없이 한 번 만들어보라’고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거래 축소의 영향이 삼성전자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견해가 갈린다. 거래 축소를 애플이 주도했다는 쪽에선 애플과의 거래 축소가 곧 삼성전자의 타격으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작년 1분기 매출 중에서 애플과의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6%가량 되는데, 당장 이 부분은 손해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손해볼 것이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와 에이피를 자체 생산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에 쓰기에도 부족할 만큼 스마트폰이 잘 팔리기 때문에 애플에 팔지 않아도 자체 소화가 충분히 가능하다”며 “애플이 제값을 줘도 적대적 관계 때문에 납품을 하지 않을 수 있는데, 가격을 제대로 못 받으면서 납품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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