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매출 석달째 마이너스
대형 마트도 5개월 연속 감소
강남권 F/W의류 판매도 줄고
내구재 자동차 판매도 25%↓
“소득 정체·자산 가치 하락 탓”
정부, 3조여원 추가 재정 방침
대형 마트도 5개월 연속 감소
강남권 F/W의류 판매도 줄고
내구재 자동차 판매도 25%↓
“소득 정체·자산 가치 하락 탓”
정부, 3조여원 추가 재정 방침
부유층은 상대적으로 경기를 덜 탄다. 소비 여력이 크기 때문에 경제가 나빠져도 소비를 크게 줄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서울 강남권에 있는 백화점들마저 소비 침체의 영향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서울 강북권이나 지방 점포들에 비해서는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매출 증가율은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의 경우, 지난달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1.1%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8월 매출 증가율(5.5%)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8월 매출에서 중요한 몫을 차지하는 가을·겨울철 여성의류의 신상품 판매율은 5.2%나 줄었다. 그나마 상반기 윤달 때문에 미뤄졌던 혼수 수요가 몰리면서 준보석류와 명품 잡화류가 각각 13.1%, 8% 늘어나, 매출 ‘역신장’은 피할 수 있었다.
대형마트들도 최근 휴일영업 재개로 매출 감소폭을 다소 줄였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진호 이마트 프로모션팀장은 “마트를 찾는 소비자 한 사람당 구매 금액이 5년 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등 소비심리 위축이 심해졌다”고 말했다.
내수가 심상찮다. ‘지지부진’하던 모양새에서 크게 ‘악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내수의 ‘핵’이라 할 수 있는 소비는 지난 달 들어서 크게 뒷걸음질 쳤다. 9일 기획재정부가 밝힌 ‘최근 경제동향’을 보면, 8월 백화점과 대형 마트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각각 6.1%, 3.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달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간 백화점 매출 증가율은 조사를 시작한 2005년 이후 가장 나빴던 2007년 1월(-6.2%) 수준으로 악화됐다. 대형마트 매출 증가율은 전달(-8.2%)보다 다소 나아지긴 했지만, 5개월 연속 감소세다.
엘지(LG)경제연구원의 신민영 경제연구부문장은 이러한 소비 감소의 원인을 소득 정체와 자산가치의 하락, 소비심리 위축이란 ‘3중 효과’의 영향으로 해석했다. 그는 “소비의 가장 중요한 변수인 소득 정체와 주택과 주식 등 자산가치의 하락에 유럽 부채위기와 경제 성장률의 2%대 추락 가능성이 겹쳐 소비 심리가 크게 나빠졌다”고 말했다.
소비심리의 위축은 내구재 구매 감소에서 가장 뚜렷하게 확인된다. 지난 달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무려 24.9%나 줄었다. 2009년 1월 이후 최악이다. 자동차 판매뿐 아니라 이용도 줄었다. 지난 달 휘발유 소비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 줄었다. 박종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경제가 굉장히 어려워지면 사람들이 웬만한 것은 집에서 해결하고, 바깥으로 나갈 생각을 안 한다”며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외출형 소비’가 줄어드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소비의 주체인 가계가 부채에 허덕이고 있는 만큼 소비 여력은 쉽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부터 감소세를 이어온 소비재 수입이 8월에도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면서 이런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에 대해 김정관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8월 소매판매 흐름이 전체적으로 좋지 않은 것은 맞지만, 속보치여서 아직 정확한 흐름을 파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내수 침체를 비롯한 경기 급랭에 맞서 지난 6월 8조5000억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내놓은 데 이어 오는 10일 3조원 안팎의 추가 재정투자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류이근 김수헌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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