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물가가 5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하순 태풍으로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오른데다 공공요금과 가공식품류의 가격 인상까지 겹친 결과다.
한국은행은 8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전달보다 0.7% 상승했다고 10일 밝혔다. 생산자물가가 전달보다 오른 것은 지난 3월 이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서는 지난 7월 0.1% 하락했다가 8월에는 0.3% 상승세로 반전했다. 태풍 피해에 따른 농산물 공급 차질, 국제유가 상승, 공공요금 인상 등 물가를 자극하는 요인이 한꺼번에 몰려 추석을 앞두고 서민물가 불안이 우려된다.
8월에는 채소와 과실류를 중심으로 농림수산품 물가지수가 7월보다 5.5% 상승했다. 호박이 125.9%, 오이는 71.6%, 수박과 참외도 각각 42.2%, 21.7%씩 올랐다. 공산품 가격도 전월보다 0.6% 올랐다. 국제유가가 반등하면서 석유제품과 화학제품이 덩달아 오른 탓이 컸다. 석유제품과 화학제품의 가격상승률은 각각 3.2%, 1.8%였다.
식품류에선 스낵·참치캔·음료수·통조림 등 가공식품들도 줄줄이 올랐다. 임수영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 과장은 “미국과 남미의 가뭄으로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하면서 원가부담을 견디다 못한 가공업체들이 일제히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한국전력이 8월6일 전기요금을 인상하면서 전력·수도·가스 요금도 한달 전보다 2.7% 상승했다. 생산자물가는 보통 1개월가량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