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 신세계 본점 매출 추이
신세계 본점 1만4천평 확대개장 ‘장군’
에비뉴엘 등 묶어 롯데타운 선포 ‘멍군’
유통명가 롯데와 신세계의 자존심 대결이 서울 도심을 달구고 있다. 오는 8일 신세계백화점은 1만4천평 규모의 서울 충무로1가 본점의 확대 개장을 앞두고 브이아이피 고객 초대전을 갖는다. 롯데백화점은 같은날 서울 소공동의 본관·명품관 에비뉴엘·영플라자를 묶어 2만5천평의 ‘롯데타운’ 선포식을 갖는다. 신세계는 2년8개월 동안 1800억원을 투자했고, 롯데도 에비뉴엘 신축과 내부·외관 수리 등을 포함해 2년간 2800억원을 들였다. 이들은 최근 매장구성·서비스 내용을 둘러싸고 첩보전에 가까운 신경전을 펴왔다. 명동상권이냐? 명동-남대문 상권이냐?= 신세계 본점은 5700평에 불과했던 매장 면적을 이번에 두배 이상 늘렸다. 14일부터 영업 중단에 들어가는 구관 3천평이 내년 상반기에 수리를 마치면 1만7천평으로 늘어난다. 본점은 이번 새 단장을 통해 노·장년 이미지를 털고 명동의 젊은피를 수혈하려 하고 있다. 석강 신세계 백화점 부문 대표는 4일 기자간담회에서 “그간 낡고 좁은 건물 사정 때문에 상품의 구색과 이미지가 제한을 받았다”며 “스파·웨딩·치과·문화센터 등을 통해 명동 젊은층과 도심 젊은 직장인들을 끌어들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명동과 남대문을 잇는 쇼핑 벨트를 구상하고 있는 셈이다. 신세계는 올해 매출목표를 5500억원으로 잡고 있다. 롯데백화점 쪽은 “롯데의 명동상권과 신세계의 남대문 상권은 다르다”고 주장한다. 롯데 관계자는 “신세계 본점은 자동차로 10~20분 거리인 자사 강남점과 고객을 주고 받는 처지가 될 수 있다”며 “개장 뒤 초반 한두달엔 매출이 1% 정도 영향을 받을 수도 있지만 큰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세계 쪽도 결국 롯데 본점의 파이를 일부 뺏어와야 한다고 보고 있어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싸움이 예상된다. 백화점 맞대결의 무기는?=지난 3월 롯데 명품관 에비뉴엘이 새로 문을 열고, 오는 10일 신세계 본점이 정식으로 문을 여는 등 도심 상권에 큰 변화가 잇따라 생기면서 양사의 정보전도 치열하다. 롯데 관계자는 “신세계가 보안 유지를 위해 출입통제 등 무던히도 애를 썼지만, 신축 과정에서 매장구성 정보는 물론 어느 브랜드 매장의 타일이 3분의 2쯤 깔렸다는 보고를 시시각각 받을 만큼 밀착 수비를 펼쳤다”고 귀띔했다. 결국 두 백화점은 브랜드 단독 매장 대신 여러 브랜드 상품을 한데 모은 ‘멀티샵’‘편집매장’을 통해 쇼핑객의 편의를 도모하고, ‘문화 서비스’를 통해 즐거움의 질을 높이는 한편 좀더 젊고 발랄한 분위기를 강화하는 등 큰 기조는 비슷하다. 또 부부 쇼핑객을 겨냥해 남성 고객을 위한 휴게공간을 강화하거나 어린이 전용카페·헤어숍 등을 설치하는 것도 유사하다. 신세계는 명동 젊은층을 겨냥해 연예기획사가 운영하는 스타를 테마로 한 카페를 도입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드라마 ‘올인’ 등을 기획한 회사라 다양한 스타 마케팅으로 젊은층의 호응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는 또 청바지·란제리 등 각 층마다 1~2개씩 모두 15개 안팎의 브랜드 편집형 매장을 주요 전략으로 삼고 고객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할 방침이다. 롯데는 멀티샵은 물론 스타일을 파는 ‘메가숍’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한 매장에서 옷, 허리띠, 핸드백 등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스타일을 구입한다는 게 메가숍의 개념”이라며 “현재 31개 브랜드가 메가숍으로 매출신장을 주도하고 있고 2010년까지 100개 매장을 같은 개념으로 바꿔간다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업계 반응= 롯데와 신세계가 각각 과도한 경품 행사를 자제한다고 하고 있지만, 서로 포문이 열린 만큼 고객 유치를 위한 이벤트 경쟁은 뜨거울 전망이다. 롯데 관계자는 “7월 ‘휴가비 돌려주기’ 행사 때도 하루 전날까지 보안을 지켰다”면서 “베끼기가 성행하는 분위기라 이번에도 행사가 시작되는 8일이나 하루 전날에야 행사 내용이 나올 듯 하다”고 말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우리가 먼저 과도한 사은행사를 자제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업계도 환영하는 분위기”라면서도 “각층마다 크고 작은 구매행사나 문화센터 강좌·연주회 등 다양한 이벤트는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강남에 주력 점포를 가진 백화점들은 일단 강북 상권의 파이가 커지는 데 경계심을 보이면서도 바람이 강남까지 불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강남 고객들이 굳이 강북까지 갈 이유가 없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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