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갤폰 등 7건 특허침해” 삼성 상대 소송
삼성의 기술유출 공세·비방광고 맞선 반격
삼성 “노이즈 마케팅”…냉장고 용량도 공방
삼성의 기술유출 공세·비방광고 맞선 반격
삼성 “노이즈 마케팅”…냉장고 용량도 공방
엘지(LG)와 삼성 사이의 다툼이 격해지고 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서 냉장고까지 기술경쟁이 감정싸움을 넘어 소송전으로 번져가는 모양새다. 엘지는 삼성 쪽의 공격을 더는 못 참는다며 소송전 확대에 나섰고, 이에 삼성은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 엘지가 딴죽을 건다며 반박했다.
엘지디스플레이는 27일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를 상대로 특허 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엘지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트윈타어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전자의 갤럭시S3 스마트폰을 비롯해 5개 모바일 기기가 자사의 특허를 침해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방수 엘지디스플레이 전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제작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과 이 패널을 적용해 삼성전자가 만든 모바일기기들이 엘지의 핵심 특허 7건을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말했다. 해당 특허는 오엘이디 관련 방열기술, ‘내로우 베젤’(얇은 테두리) 기술, 패널 전원 배선 구조에 관한 기술 등이고 해당 기기는 갤럭시S2, 갤럭시S2HD, 갤럭시S3, 갤럭시노트, 갤럭시탭 7.7이다. 이 전무는 “수년간 막대한 연구개발과 예산, 인력을 투입해 개발한 고유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며 “삼성은 특허 무단 사용을 즉각 중단하고 기술 특허 사용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디스플레이는 “엘지가 소송을 제기한 만큼 문제 삼은 부분을 정확하게 확인한 뒤 필요한 경우 법적 대응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삼성은 엘지보다 더 많은 오엘이디 기술특허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특허 침해를 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엘지의 특허소송 제기는 삼성과 엘지의 해묵은 다툼의 연장선에 놓여있다. 오엘이디 관련 기술경쟁은 올 들어 특히 과열됐다. 앞서 삼성은 오엘이디 기술을 유출했다며 엘지 쪽을 공격해왔다. 삼성의 전현직 연구원과 엘지 쪽 임원이 삼성의 오엘이디 텔레비전 기술 유출 혐의로 기소된 7월, 삼성은 임직원 명의로 성명을 내어 “엘지가 조직적으로 인력과 기술을 빼갔다”고 주장한 바 있다.
엘지는 이에 대해 “사건의 의미를 과장한 명예훼손”이라며 “조직개편에 따른 내부 인력 단속이 삼성의 진짜 목적”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나 삼성은 지난 5일 엘지디스플레이를 상대로 오엘이디 기술 등에 대한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 이번 엘지의 소송 제기는 삼성의 공격에 대한 방어적 성격인 셈이다. 삼성은 “기술 유출에 따른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엘지가 소송을 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삼성과 엘지는 최근 냉장고 용량 진실공방도 벌이고 있다. 삼성은 지난달 22일 엘지의 냉장고 용량이 거짓 표기됐다는 주장을 담은 제품 비교 동영상을 두차례 인터넷에 실었다. 그러자 엘지는 지난 24일 해당 동영상에 대해 광고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삼성은 “엘지의 냉장고 용량을 믿을 수 없다”고 하며, 엘지는 “삼성의 가전사업 담당이 과도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며 엘지를 무리하게 공격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두 회사의 다툼은 하루이틀된 일이 아니다. 엘지는 지난해 10월 새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삼성 제품 위에 버터를 올려 녹이는 영상을 시연하며 ‘발열 문제’를 제기했고, 지난 2009년에는 3차원 텔레비전 블라인드 테스트를 벌이며 삼성 제품을 평가절하 한 바 있다. 삼성이 지난 2006년 엘지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텔레비전의 하드디스크 수명과 소음, 발열을 비방하는 광고에 나서자 엘지는 광고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적도 있었다.
제품 경쟁이 이전투구로 이어져온 것이지만, 최근 엘지의 전략이 방어에서 공세로 바뀌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엘지 고위 관계자는 “삼성의 발목잡기를 참다 못해 응전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적 부진에 대한 엘지의 위기 의식과 잇단 공세가 무관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삼성 관계자는 “제품으로 경쟁하지 않고 소송으로 ‘노이즈 마케팅’을 하려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구본무 엘지 회장은 지난 26일 “대부분 사업이 선도기업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고 질책하며 ‘시장선도’를 거듭 강조했고, 오엘이디 제품을 선도적 사업 분야로 제시한 바 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탈세 엄벌” 주장 안철수 ‘다운계약서’ 도덕성 타격…본격 검증 ‘신호탄’?
■ 장하성 “아버지께서 인생을 불사르라고 하셨다”
■ 구글 회장 “싸이, 한국 위상 높인 영웅”
■ 삼성-엘지 기술싸움, 무더기 ‘특허소송’으로 옮겨붙다
■ 버섯 따던 20대 미얀마 산골 여성 ‘철의 여인’ 됐다
■ 아버지에 간이식 16살 아들, 병원비 걱정에 ‘애타는 추석’
■ [화보] 싸이, ‘강남스타일 신드롬’ 일으키며 입국
■ “탈세 엄벌” 주장 안철수 ‘다운계약서’ 도덕성 타격…본격 검증 ‘신호탄’?
■ 장하성 “아버지께서 인생을 불사르라고 하셨다”
■ 구글 회장 “싸이, 한국 위상 높인 영웅”
■ 삼성-엘지 기술싸움, 무더기 ‘특허소송’으로 옮겨붙다
■ 버섯 따던 20대 미얀마 산골 여성 ‘철의 여인’ 됐다
■ 아버지에 간이식 16살 아들, 병원비 걱정에 ‘애타는 추석’
■ [화보] 싸이, ‘강남스타일 신드롬’ 일으키며 입국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