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성장률 전망치 2.4%로 하향
수출·투자 둔화로 하반기는 2.5%
2년 연속 잠재성장률 밑돌아
“내년 하반기 가서야 서서히 회복”
수출·투자 둔화로 하반기는 2.5%
2년 연속 잠재성장률 밑돌아
“내년 하반기 가서야 서서히 회복”
한국은행이 11일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4%, 3.2%로 낮춰 제시했다. 지난 7월에 발표한 수정 전망치보다 0.6%포인트씩 떨어진 수준이다. 경기침체의 장기화 우려를 고려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연 3.0%이던 기준금리를 2.75%로 낮췄다. 금통위는 또 중소기업 대출용으로 시중은행에 지원하는 ‘총액대출한도’의 금리를 1.5%에서 1.25%로 내리기로 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민간소비, 설비와 건설투자, 상품 수출 등 대내외 경제 요인이 지난 7월보다 모두 나빠진 상황을 고려했다”고 성장률 전망치의 하향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금리 인하 이유로는 “대내외 경제 여건의 악화로 수출과 내수의 동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새로운 돌발악재나 충격이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한국은행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대폭 하향 조정한 것은 경기 침체의 골이 그만큼 깊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경제가 2년 연속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저성장의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얘기다.
이로써 올해 정부가 기대했던 ‘상저하고’의 경기 흐름은 불가능하게 됐다. 한은의 수정 전망치를 그대로 대입시키면 하반기 성장률은 2.5%선으로 추정되는 상반기보다 더 낮아지게 된다. 결국 올해는 미국발 전세계 금융위기의 후폭풍으로 0.3% 성장에 그쳤던 2009년 이후 가장 나쁜 경제지표가 예상된다. 게다가 내년까지 경기부진이 이어지면 우리 경제는 ‘L’자처럼 장기침체의 늪에 빠질 가능성도 커진다. 성장률이 떨어진 뒤 장기간 바닥권에서 머물면 성장잠재력마저 훼손되기 때문이다.
한은의 수정 경제전망을 보면, 생산·수출·투자·소비 등 성장을 뒷받침하는 모든 분야에서 동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신운 한은 조사국장은 “7월 전망과 비교하면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는 대외 불확실성의 지속에 따른 가계·기업의 심리적 위축으로, 수출은 전세계 교역신장률의 전반적 하락을 반영해 각각 전망을 하향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7월 전망치에선 반영하지 못했던 2분기와 3분기의 실적과 전망이 너무 급격하게 나빠졌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수출의 경우 7월 이후 석 달째 마이너스 증가율을 이어가고 있으며 설비투자 증가율도 2분기 -3.5%로 뚝 떨어진 뒤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민간소비는 물가안정에 따른 실질구매력의 증대로 완만하게나마 살아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주택경기 침체에다 가계부채 문제의 누적으로 회복세는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경기 흐름을 반전시킬 계기를 당분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내년 경제전망 역시 우울하다. 한은은 내년에는 ‘국내총생산(GDP)갭률’이 올해 하반기보다 더욱 확대돼 -1.0%를 웃도는 것으로 관측했다. 지디피갭률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만큼도 성장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한은은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을 회복하는 시점을 내년 하반기쯤으로 점쳤다. 그것도 대외 여건이 지금보다 더 나빠지지 않았을 때 얘기다. 신운 국장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은 유럽의 국가부채 위기가 장기간 개선되지 않거나 미국의 재정절벽(급격한 재정지출 삭감으로 미국 경기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것을 말함)이 현실화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며 “그렇지만 이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우리 경제의 하방위험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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