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같은 아파트라도 층수·조망 따라 대출액 달라진다

등록 2012-10-14 20:47수정 2012-10-14 22:45

12월부터 담보가치 평가 세분화
금감원 “정확한 LTV 산정 취지”
현재는 시세 중간값 일괄 적용
은행에 두 방식 중 선택권 부여
평가주기도 1년서 3개월로 단축
가계부채 관리 ‘장기전’ 대비한듯
오는 12월부터 아파트 층수와 조망, 방향 등에 따라 대출액이 달라지고, 아파트값 평가 주기는 기존 1년에서 3개월 단위로 단축되는 등 아파트 실질가치 평가가 세분화된다.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되자 주택담보대출의 건전성을 세밀히 분석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장기전’에 대비하겠다는 금융 당국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 로열층·비인기층 따라 담보가치 달라져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2일 기자들과 만나 “정확한 주택담보대출인정 비율(LTV)을 산정하기 위해 평가방식을 세분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아파트 호별 차이를 이용한 담보가치 산정방식이 새롭게 도입된다.

그동안 주택담보대출에서 담보가치 산정은 통상 한국감정원 시세의 ‘시세중간가’ 또는 케이비(KB)부동산시세의 ‘일반거래가’를 적용해왔다. 아파트 단지의 상한가와 하한가를 조사해 그 중간값으로 담보가치를 정해온 것이다. 하지만 실제 거래에선 아파트 층수와 방향, 조망권, 일조량 등에 따라 가격 차이가 발생한다.

한국감정원이 전국 공동주택 가격 조사결과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추산해보니 같은 아파트 단지의 같은 평형이라도 일조량, 채광의 정도, 조망, 소음, 방향, 층수 등에 따라 8~20%까지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상승기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요즘 같은 하락기에는 집의 가치에 견줘 지나치게 많아진 대출액 탓에 위험해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권혁세 원장은 “현재 기준을 그대로 반영할 경우, 정확한 엘티브이 산정이 되지 않아 리스크 관리에도 어려움이 발생한다”며 “호별 격차율을 산정해 반영하는 방식을 새롭게 만들어 각 은행이 기존 방식과 새로운 방식 중에서 선택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새 방식을 도입하더라도 담보가치에 끼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감원이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대상으로 세분화 방식을 적용해본 결과, 기존에 중간가격을 반영한 방식에 견줘 담보가치가 1.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손해보는 사람과 이익보는 사람이 각각 생기겠지만 전체 담보가치 자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취득세 감면 혜택이 주어지는 연내 입주예정 아파트 가운데는 기존 계약자가 입주 시점에 맞춰 내놓는 매물이 많아 수요자들의 선택 폭이 넓은 편이다. 다음달부터 입주예정인 인천 영종하늘도시 힐스테이트. 현대건설 제공
취득세 감면 혜택이 주어지는 연내 입주예정 아파트 가운데는 기존 계약자가 입주 시점에 맞춰 내놓는 매물이 많아 수요자들의 선택 폭이 넓은 편이다. 다음달부터 입주예정인 인천 영종하늘도시 힐스테이트. 현대건설 제공
■ ‘깡통주택’ 늘어날 가능성도 금감원은 이와 함께 주택담보가치를 평가하는 주기도 1년 1회에서 4회(분기별)로 크게 늘리기로 했다. 은행의 건전성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선 주요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평가시기와 맞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반적인 주택담보대출에 적용하는 위험가중치는 35%지만 엘티브이 60%를 초과하는 주택담보대출은 위험가중치가 75%로 뛰어오른다”며 “정확한 엘티브이 산정이 곧 정확한 비아이에스 비율을 산출하는 밑거름이 된다”고 밝혔다.

담보인정 평가방식이 세분화되면서, 부동산 시장에서는 서울지역보다는 수도권 2기 새도시 입주민들이 ‘영향권’ 안에 들 것으로 전망한다. 분양 당시보다 집값이 크게 하락한 지역이다. 경기도 판교·동탄·김포·광교·파주 등 새도시의 아파트 가격은 대부분 분양가 또는 고점보다 10~20% 하락한 상태다. 집값이 내려간 만큼 이미 엘티브이 한도(50%)를 초과한 사례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개별 주택에 따라 엘티브이가 차등적용되면 이들 아파트 단지 내 비인기층 등에 거주하는 이들의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원갑 케이비국민은행 수석부동산팀장은 “주택가치에는 당연히 주변 환경과 조망권, 동·호수 등을 반영해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도 “최근 부동산값이 급락한 지역의 고층 아파트, 대형 평수의 비인기층 대출자들이 (대출금 초과액) 상환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올해 들어 대출금이 집값의 60%(엘티브이 60%)를 넘어선 ‘위험 대출자’들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국내 은행권에서 지난 6월 말 현재 엘티브이 60% 초과 대출 잔액은 석달 만에 4조원 늘어난 48조원에 이르고 있다. 엘티브이 세분화에 따라 ‘깡통주택’ 보유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권혁세 원장은 “하우스푸어 문제에서 중요한 것은 엘티브이 비율보다는 연체 여부”라며 “빚을 못 갚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이 더 큰 문제이고, 그런 면에서 엘티브이보다는 소득에서 대출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총부채상환비율(DTI)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김종인, 복귀 사흘만에 또 반발…“박근혜 모든 걸 다하려고 해”
‘광해’ 보고 눈물 쏟은 문재인…“소주 한잔 하죠”
고부 사이, 한 남자 ‘전 양쪽에서 뺨 맞아요’
“내 딸이 성적·학교폭력에 이렇게 고통받는 줄 몰라”
“걸그룹 시구자한테 스킨십하려다 살해협박”
자라는 입으로 소변 본다
[화보] 손연재, 나비처럼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