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 예산 올해보다 5.3%↑
경제성장률 4.0%로 가정해 산정
한은·KDI 등은 “3%대 저성장”
여야 정치권 “예산 더 증액해야”
정부 “위기 장기화할지 몰라서…”
경제성장률 4.0%로 가정해 산정
한은·KDI 등은 “3%대 저성장”
여야 정치권 “예산 더 증액해야”
정부 “위기 장기화할지 몰라서…”
‘편성은 이명박 정부가, 집행은 차기 정부가.’
2013년 예산안 얘기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이명박 정부가 예산을 편성했지만, 실제 집행은 12월에 치러질 대통령 선거를 거쳐 탄생할 차기 정부 몫이다. 이처럼 편성과 집행 주체가 다르다 보니, 내년 나라살림 규모를 얼마로 할지를 두고서도 정부와 정치권 사이에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당장 현 정부는 예산 확대를 최소화하는 ‘균형 재정’(세입 내 지출)에 집착하는 반면, 여야는 저성장 기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예산을 좀더 과감히 늘려야 한다는 쪽으로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선 경제상황을 바라보는 양쪽의 시각 차이가 뚜렷하다. 지난달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3년도 예산안은 전년도보다 5.3% 증가한 수준이다. 이는 내년에 우리 경제가 올해(정부 전망 3.3%)보다 높은 4.0%(실질 기준) 성장한다는 가정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내년도 성장률은 정부 전망치를 크게 밑돌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지난주 한국은행은 내년도 경제가 3.2%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도 3.4%로 전망했다. 경기가 정부 전망보다 나빠질 기미를 보인다면 재정의 경기대응력을 더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게 된다. 정부도 올해 경기가 애초 전망보다 악화하면서 지난해 수립한 예산 외에 두 차례에 거쳐 14.4조원 규모의 재정지원 강화 대책을 추가로 내놓은 바 있다.
이재준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생각보다 경기 후퇴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정부 스탠스(입장)가 너무 보수적인데, (정부 예산안보다) 재정지출을 좀더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정치권은 재정 확대에 더욱 적극적이다. 여당인 새누리당의 진영 정책위의장은 16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들어섰다”며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현재 정부 예산으론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야당의 입장도 다르지 않다. 이용섭 민주통합당 정책위의장은 “자칫 잘못하면 내년도에 우리 경제가 장기 불황 국면에 빠져들 수 있다”며 “위기 극복 예산을 짜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국회가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의결하는 과정에서 정치권의 의지가 곧장 반영되는 데는 한계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헌법 57조에 따라, 국회가 예산을 증액하려면 정부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재정부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4%가 다른 기관보다는 높다”며 “하방 위험이 높다는 점은 인정한다”고 한발 물러섰지만, 예산의 기조를 바꿀 뜻을 내비치지는 않았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부의 입장이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에서 달라진 게 없다”며 “재정지출을 늘리려면 빚을 내는 수밖에 없는데, 위기가 장기화할지 모르는 국면에서 당장 예산을 함부로 쓸 순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회 예산 심의·의결시 소폭 증액 및 지출 항목의 조정은 있을지 모르지만, 대폭적인 증액 등은 수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선 뒤엔 상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12월19일 대통령 선거 이후 예산안 국회 통과 시한인 연말까지 열흘 동안 대통령 당선자의 의지가 예산안에 투영될 가능성이 높다. 또 내년 2월 새 정권이 공식 출범한 뒤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의 방법도 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최근 ‘수정이 필요한 2013년 예산안’이란 보고서에서 “정부의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은 비현실적”이라며 “새 정부가 들어서면 보다 현실적인 가정과 부양책을 포함하는 추경이 편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재정부 관계자는 “내년도 추경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만, 그 계기를 찾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재정법상 추경은 경기침체와 대량실업 등으로 요건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1억 받은 은진수보다 정봉주가 더 나쁘냐”
■ MB 장남 이시형 출국금지…큰형은 어제 돌연 출국
■ 배신이 낳은 폭로와 자살…충북판 ‘더러운 공천전쟁’
■ “고객돈으로 부유층 자녀 지원”-“사회공헌” 외환은행, 하나고 250억 출연 논란
■ 중간고사 문제를 학생이 미리 풀고 있더니…
■ 니가 고생이다 아빠를 잘못 만나서
■ [화보]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 “1억 받은 은진수보다 정봉주가 더 나쁘냐”
■ MB 장남 이시형 출국금지…큰형은 어제 돌연 출국
■ 배신이 낳은 폭로와 자살…충북판 ‘더러운 공천전쟁’
■ “고객돈으로 부유층 자녀 지원”-“사회공헌” 외환은행, 하나고 250억 출연 논란
■ 중간고사 문제를 학생이 미리 풀고 있더니…
■ 니가 고생이다 아빠를 잘못 만나서
■ [화보]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