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철 변호사(현 광주시교육청 감사담당관)가 ‘삼성그룹의 비자금 비리’를 폭로한 지 5년, 세상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지난 22일 광주시교육청에서 <한겨레> 기자와 만난 그는 “세상을 바꾸려는 시도는 성공한 적이 없다”면서도 ‘반부패 시민혁명’에 나설 기회가 주어진다면 “언제든 맡을 준비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토요판] 커버스토리
2007년 10월 삼성 비자금 폭로 뒤
한국사회와 재벌은 어떻게 변했나
2007년 10월 삼성 비자금 폭로 뒤
한국사회와 재벌은 어떻게 변했나
2007년 10월29일 오전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사제단)은 서울 제기동 성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용철(55) 변호사 이름으로 개설된 비자금 계좌를 공개했다. 이 계좌에는 김 변호사 자신도 모르는 현금이 50억원 이상 보관돼 있었다. ‘삼성 비자금’의 실체가 처음 드러난 것이다. 김 변호사는 자신을 제외한 다른 임원의 계좌에도 10조원대의 비자금이 나뉘어 담겨 있다고 주장했다. 사제단은 이후에도 추가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으로부터 로비를 받은 ‘떡값 검사’ 등 삼성의 ‘관리대상자’ 명단을 공개했다.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고백은 삼성 비리에 관한 검찰 수사로 이어졌다. 2007년 11월6일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 등에 대해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듬해 1월10일에는 특별검사 수사도 시작됐다. 특검이 확인한 것은 김 변호사가 비자금이라고 지목한 거액의 자금이 이건희 회장의 차명재산(혹은 상속재산)이라는 사실이 거의 전부였다. 또 조준웅 특검의 아들은 이건희 회장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나온 그 이듬해에 삼성전자 중국법인에 과장으로 입사했다.
양심고백의 당사자인 김 변호사는 지난 22일 광주시교육청에서 이뤄진 <한겨레> 인터뷰에서 “당시 특검은 끝낼 수 없는 사건을 끝내버렸다”고 말했다. 광주일고와 고려대를 거쳐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검사 등을 지낸 김 변호사는 검사 경력을 바탕으로 삼성그룹에 입사한 뒤 기업구조조정본부 법무팀 등에서 일했다. 2004년 8월 법무팀장을 끝으로 7년 만에 삼성에서 나온 그는 그로부터 3년 뒤 사제단과 함께 삼성 비자금 폭로 기자회견에 나선 것이다.
당시 사제단은 삼성 비자금 실체를 폭로하며 경제민주화를 요구했다. 오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등 각 대선 후보는 경제민주화와 관련한 재벌개혁 정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재벌 문제는 경제민주화의 틀 속에서 논할 것이 아니라 적절하게 해체·분리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며 “정치 지도자나 정권을 바꾼다고 해결될 (재벌)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정부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경제민주화보다 한국 사회를 사람 사는 세상으로 만드는 일”이라며 “소비자도 가능하면 중소기업, 향토기업, 지역특산물을 우선 구매하는 이념적 소비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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