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 금융위기 뒤 처음…기업 투자 저조 탓
대폭 낮춰잡은 올 2.4% 성장률 달성도 ‘가뭇’
대폭 낮춰잡은 올 2.4% 성장률 달성도 ‘가뭇’
경기둔화의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올해 우리 경제가 하반기부터 서서히 회복하는 흐름을 기대했으나 실상은 거꾸로 가고 있다. 지난 3분기(7~9월) 경제성장률이 2분기보다 더 떨어졌다. 이대로 가면 한국은행이 불과 보름여 전에 대폭 내려 잡은 연간 성장률 예상치 2.4%조차 달성하기 어려워 보인다.
26일 한은은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76조2878억원(속보치)으로 전분기 대비 0.2%,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6% 늘었다고 발표했다. 올 들어 전분기 대비 성장률은 1분기 0.9%에서 2분기 0.3%로 대폭 떨어진 데 이어 3분기에 반등하기는 커녕 더 가라앉은 것이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지난해 3분기 3.6% 이후 다섯 분기째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전년동기 대비 1%대 성장률은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의 후폭풍이 가시지 않았던 지난 2009년 3분기(1.0%)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3분기 성장둔화의 가장 큰 요인은 기업 설비투자의 저조이다. 민간소비나 수출은 비교적 괜찮았다. 민간소비는 전분기보다 0.6% 증가해 2분기(0.4%)보다 나아졌다. 2분기에 0.6% 감소율을 기록했던 수출도 3분기에는 2.5% 증가세로 반전했다. 정부소비 또한 0.9% 증가했다.
반면 기업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전기·전자기기, 운송장비 등 전반적으로 줄어 전분기 대비 4.3%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에도 설비투자는 7% 줄었다. 설비투자의 감소는 대내외 경기상황에 대한 기업들의 전망이 그만큼 어둡다는 반증이다. 이는 재고증감 추이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3분기 국내총생산에 대한 재고증감의 성장기여도는 -0.5%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런 재고 조정은 4분기 경기 회복의 밑거름이 될 수도 있다. 김영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제조업 등의 재고 감소 요인을 제거하면 3분기에 0.7% 성장도 가능했다”며 “4분기에는 수출도 호전되고 생산도 늘어나 전체 성장률이 다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4분기 성장률이 반등하더라도 한은이 대폭 낮춰잡은 연간 2.4% 성장률을 달성하기에는 버겁다.
실질 국내총생산이 연간으로 2.4% 증가하려면 4분기에는 전기대비로 대략 1.3% 성장해야 한다. 0.2%에 머물던 전기대비 성장률이 4분기에 갑자기 1%포인트 이상 높아지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여러 경기 선행지표가 보여주는 4분기 경기흐름도 어둡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10월 소비자심리지수(CPI)는 98로 전달보다 1%포인트 떨어졌다. 또 보통 1~3개월 뒤의 설비투자 증감을 가늠케 하는 국내 기계수주는 지난 8월 16.1%나 감소하며 6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올해 연간 성장률이 2.4%에도 미치지 못하면 이명박 정부의 집권 5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도 2%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또 집권 후반기에 내리 3년째 성장률이 하강하는 경우는 김영삼 정부 이래 처음이 된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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