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자영업자’ 100분위 첫 공개
3년새 양극화 더 심해지고
54%는 소득 줄거나 제자리
3년새 양극화 더 심해지고
54%는 소득 줄거나 제자리
박대산(가명)씨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다. 경력 10년 이상인 그는 2007년 약 1억9000만원의 연봉을 받았지만 2010년엔 몸값이 약 3억200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중간에 능력을 인정받아 회사도 한 번 옮겼다. 그는 “증시 업황이 좋아서라기보다 스카우트 효과가 컸다”고 말했다. 소득을 기준으로 했을 때 박씨는 대한민국 상위 1% 언저리에 서있다.
2010년 기준 소득세를 내는 우리나라 월급쟁이와 자영업자 등 1245만명의 상위 1%의 평균 소득은 약 3억5510만원에 이른다. 이들의 평균 소득은 3년 전인 2007년에 견줘 소폭인 1.5%(430만원) 줄었다. 하지만 상위 10%로 고소득자의 대상을 확대하면, 같은 기간 소득은 평균 6420만원에서 6900만원으로 7.5%(480만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10% 소득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32.9%에서 33.8%로 증가했다.
반면 하위 10%의 소득은 같은 기간 59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1.7%(10만원) 증가에 그쳤다. 전체 100분위 소득계층 가운데서는 무려 54%가 소득이 전혀 늘지 않거나 되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체 소득자의 평균 소득은 약 2.9%(100만원) 증가에 그쳤다. 그나마 고소득층의 소득이 상대적으로 더 증가하면서, 전체 소득을 조금이나마 끌어올린 것이다.
이는 8일 홍종학 민주통합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근로소득과 종합소득(사업소득 및 이자·배당 소득 등)을 통합한 소득 100분위 자료의 분석 결과에서 나타났다. 근로소득세 또는 종합소득세 납부자를 대상으로 각각 소득세 100분위 자료((<한겨레> 9월6일치 1면)가 소개된 적은 있지만, 양쪽에 세금을 다 내는 70만명의 중복자를 빼고 1200만명이 넘는 소득세 납부자의 소득 100분위 자료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사실상 2010년 기준 전체 취업자인 2358명 가운데 세금을 낼 형편도 못되는 약 47%를 제외한 소득세 납부자 전체의 소득 집중과 분배를 보여주는 지표라 할 수 있다.
지난 3년동안 전체적으로 소득이 조금이나마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지만,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소득은 거의 모든 계층에서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2007~2010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10.7% 증가했는데, 전체 평균 소득 증가율은 2.9%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소득분배도 더욱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 및 종합 소득세 납부자를 대상으로 한 지니계수(클수록 소득 불평등도 큼) 값은 세금을 내기 전 소득을 기준으로 했을 때 2007년 0.454에서 2010년 0.469로 커졌다. 특히 세금을 낸 뒤 소득 불평등 개선도가 아주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세후 지니계수 축소비율이 5.06%였는데 2010년엔 4.90%로 되레 더 낮아졌다.
김연명 중앙대 교수는 “조세와 사회복지 제도가 주요한 재분배 역할을 하는데, 우리나라는 조세를 통한 재분배 효과가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조세 재분배 효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꼴찌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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