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가 ‘지스타 2012’에서 공개한 터치 파이터, 천랑, 팡타지아, 실크로드워 등 모바일게임. 모바일 기기에 합성한 포스터 사진.
막내린 ‘지스타 2012’
부스 절반이 스마트폰 게임
단순 퍼즐·슈팅게임 넘어
역할수행·격투 게임 등 진화
카카오톡 플랫폼에 개발자 몰려
피시게임은 스케일 키워 대작 추세
부스 절반이 스마트폰 게임
단순 퍼즐·슈팅게임 넘어
역할수행·격투 게임 등 진화
카카오톡 플랫폼에 개발자 몰려
피시게임은 스케일 키워 대작 추세
지난 8~10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12’는 모바일게임이 게임시장의 중심에 설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올해 부쩍 늘어난 모바일게임 부스와 전시장 안팎에서 벌어진 애니팡·캔디팡 대회 때문만은 아니다. 단순한 퍼즐게임, 사회관계망게임(SNG) 등이 대부분을 차지했던 모바일게임이 역할수행게임(RPG), 격투게임 등의 영역을 넘보기 시작했다. 모바일게임의 위협에 피시(PC) 온라인게임은 더 거대하고 화려한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과 실사형(스포츠) 게임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 모바일게임, 더는 비주류 아니다 스마트폰 게임의 달라진 위상은 올해 지스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였다. 전국민적인 애니팡 인기에 힘입은 결과다. 지난해 모바일게임 부스를 차린 업체가 ‘컴투스’ 하나였던 데 반해 올해는 선데이토즈, 위메이드, 에스케이플래닛(SKP) 등이 전체 부스의 절반가량을 모바일게임으로 채웠다.
전시장에는 ‘스마트폰 게임의 미덕은 단순함’이라는 통념을 깰 만한 게임들이 전시됐다. 위메이드의 대표작 ‘천랑’은 동양을 무대로 한 역할수행게임 장르다. 기존 스마트폰 게임에서 본 거친 영상들에 견줘 섬세한 그래픽을 갖췄다. 단순 퍼즐게임이나 슈팅게임과 달리 장르나 조작방법, 영상미 등에서 한층 진화한 형태의 스마트폰 게임이다. 또다른 게임 ‘터치 파이터’는 스마트폰 화면에 방향, 공격 버튼을 반투명하게 띄워 화면 터치를 통해 일대일 격투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기존 콘솔 게임의 조작방법을 본뜬 스마트폰 게임으로, 콘솔 게임 영역을 위협할 만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행사 내내 사업자용(B2B) 전시관에서는 카카오톡을 서비스하는 ‘카카오’ 부스의 인기가 뜨거웠다. 스마트폰 게임이 인기를 끌자 게임을 공급할 플랫폼에 대한 게임업체의 관심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는 지스타에 올해 처음 참가했다. 카카오톡 ‘게임하기’ 플랫폼을 통해 게임을 출시하려는 게임 개발자들이 대거 몰렸다. 그중 절반가량은 해외 게임 업체와 개발자들이었다.
에스케이플래닛과 엘지유플러스(LGU+) 등 대기업들도 지스타에 참가해, 스마트폰 게임시장 경쟁에 나섰다. 올해 지스타에 처음 참가한 에스케이플래닛은 게임을 통해 앱 장터 ‘티스토어’의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갖고 있다. 지스타 전시장에 대형 부스를 차리고 티스토어를 통해 공급하기로 한 제이시이(JCE)의 새 게임 ‘메이플스토리빌리지’와 로비오의 새 게임 ‘앵그리버드 스타워즈’ 등 신작 26종을 전시했다. 엘지유플러스도 지난 7월 출시한 게임 장터 ‘시게임즈’에 콘텐츠를 늘리기 위해 사업자용 전시장에 부스를 차렸다.
■ 스마트폰 게임은 ‘대중성’, 온라인게임은 ‘고급 품질’로 승부 전시장 안팎에서 게임업체 선데이토즈와 위메이드는 각각 애니팡, 캔디팡 게임대회를 열고, 일대일 대결을 전광판을 통해 중계했다.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진 않았지만, 관람객 대부분에 익숙한 화면이었다. 단순한 게임 규칙과 짧은 시간 동안 긴장감을 높이는 점수 대결은 전시장에서도 흥행 1순위였다.
쉽게 같이할 수 있는 이런 스마트폰 게임들은 애니팡처럼 카카오톡 등 대중적 플랫폼을 통해 앞으로도 ‘국민 게임’으로 뜰 가능성이 있다. 이런 게임들은 흥행에 성공하려면 게임의 질만큼이나 입소문을 타는 게 중요하다.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는 9일 ‘스마트게임 세미나’에서 “게임 개발에서 가장 집중해야 할 부분은 반은 게임이고 나머지 반은 소셜이다. 소셜 그래프(관계망)의 성격과 바이럴채널(입소문 경로)을 잘 파악해서 그 잠재력을 가장 크게 끌어낼 수 있는 부분을 집중해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시 온라인게임은 화려한 영상과 웅장한 음향을 갖춘 ‘대작’들이 눈길을 끌었다. 작고 귀여운 캐릭터들을 간단히 조작할 수 있는 ‘캐주얼게임’들은 자취를 감추는 모습이다. 업체들에서 내놓은 온라인게임 중에서는 네오위즈게임즈의 ‘블레스’, 네이버 한게임의 ‘아스타’, 위메이드의 ‘이카루스’ 등과 같이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장르의 ‘대작’들이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블레스 전용부스를 차리고, 한 좌석에 모니터 3개를 연결해 참가자들이 넓은 화면으로 게임 영상을 맘껏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한편, 400인치짜리 대형 전광판에 화려한 게임 영상을 틀었다. 넥슨은 실제 축구 경기장, 선수 외모·동작 등을 섬세하게 묘사한 실사형 축구게임 ‘피파온라인3’ 게임을 대형 화면을 통해 중계했다. 스마트폰 게임들이 영상, 조작방법 등에서 진화하며 이용자층을 넓히자, 피시 온라인게임들은 아직 스마트폰으로는 충분히 즐길 수 없는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실사형 스포츠 게임들로 제자리를 찾는 모습이다.
부산/김선식 기자 kss@hani.co.kr
화려한 영상과 웅장한 음향을 갖춘 피시 온라인게임인 한게임의 ‘아스타’(위)와 네오위즈게임즈 ‘블레스’(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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