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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삼성-CJ ‘유산소송 앙금’ 터진 추도식

등록 2012-11-14 20:39수정 2012-11-15 11:06

1987년 11월23일 열린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례식에서 애도하고 있는 장남 이맹희, 3남 이건희, 차남 이창희 형제.(앞줄 오른쪽부터). <한겨레> 자료사진
1987년 11월23일 열린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례식에서 애도하고 있는 장남 이맹희, 3남 이건희, 차남 이창희 형제.(앞줄 오른쪽부터). <한겨레> 자료사진
19일 이병철 회장 추모행사 앞두고
삼성가 외엔 정문·한옥 출입금지
CJ “뒷문으로 오라니” 발끈
삼성 “정문-뒷문 구분없다”
승계자-적장자 ‘적통’ 다툼 번져
“매년 선영 참배 때 다니던 길을 막고 멀리 돌아서 선영으로 가게 하고 제수 음식을 만들 때 이용해온 한옥도 못 쓰게 하는 건, 소송중이라 해도 너무 치졸한 처사 아닌가.”(씨제이 관계자)

“이병철 선대회장 선영 참배를 호암재단이나 삼성은 막은 적이 없다. 최단거리 출입문을 안내한 건데, 왜 집안일을 자꾸 밖에 얘기해 시끄럽게 하고 이슈화하는지 모르겠다.”(삼성 관계자)

내년 초 판결을 앞둔 삼성가 형제간 유산소송의 여진이 오는 19일 열리는 이병철 전 삼성 회장(창업자)의 25주기 추모식을 둘러싼 갈등으로 비화하고 있다.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의 아들인 이재현 씨제이(CJ) 회장 쪽은 삼성 쪽에서 일방적으로 추모행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이건희 삼성 회장 쪽은 씨제이 쪽이 일부러 감정싸움을 일으키려는 것이라며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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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발단은 지난 6일 호암재단의 ‘통보’였다. 호암재단은 올해 이병철 회장 추모행사와 관련해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1시까지는 삼성그룹이 참배하고, 씨제이·한솔·신세계그룹 등은 오후 1시 이후 자유롭게 참배하라고 각 그룹에 알렸다. ‘통보’의 내용 중 특히 씨제이 쪽을 자극한 것은 이동통로와 한옥이었다. 씨제이는 14일 보도자료를 내어 “삼성 쪽에서 선영으로 들어가는 정문 출입을 막고 이병철 회장의 생전 가옥이던 선영 내 한옥도 사용하지 못하게 일방적으로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씨제이 관계자는 “24년간 매년 추모식 때 한옥에서 가족들이 모여 음식 먹고 대화를 나눠왔다. 삼성을 제외한 다른 그룹은 4배 정도 되는 거리를 돌아서 후문으로 들어와서 참배하라고 요구했다. 이재현 회장 일가의 정문 출입과 한옥 사용을 금지한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호암재단 쪽의 설명은 이렇다. “각 그룹들의 규모가 커지면서 사장단 등 참배객 수가 늘어서 그룹별로 참배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2~3년 전부터 나왔고 이번에 처음으로 그렇게 하자고 알린 것이다.”(호암재단 관계자) 이병철 회장 추모행사는 크게 가족행사와 사장단 참배로 나뉘는데, 사장단 참배를 나눠서 하다 보니 전체 가족행사가 올해부터 없어지게 됐다. 물론 유산소송에 따라 형제간에 감정적으로 사이가 벌어진 것도 자연스럽게 가족행사가 사라진 데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

삼성 쪽은 씨제이 쪽의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맞받았다. 삼성 관계자는 “이병철 회장 선영에는 정문·뒷문의 개념이 없다. 추모식은 제사가 아니고 한옥은 제수를 준비하는 곳이 아니라 영빈관으로 사용하던 곳이다. 제수는 미리 삼성그룹이 참배할 때 마련해 놓기로 했기 때문에 씨제이 쪽은 한옥을 이용할 필요가 없고, 그래서 한옥을 지나갈 필요가 없어서 선영이 더 가까운 진입로인 호암미술관 쪽 입구로 다니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과 씨제이의 다툼은 ‘진실게임’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룹 승계자인 이건희 회장 쪽과 이병철 회장의 적장손인 이재현 회장 사이의 ‘적통’ 다툼 성격이 짙다. 지난 2월 제기된 유산소송 역시 상속재산을 두고 벌어지는 싸움이지만, 3남인 이건희 회장의 그룹 승계와 3세 이후의 승계 구도 등 범삼성가의 정통성에 대해 장자인 이맹희 전 회장 등이 맞서며 제기한 것이라는 풀이가 많다. 이번 추모식 갈등 역시, 이병철 회장 추모식의 주도권을 놓고 ‘승계자’와 ‘적장자’가 적통을 두고 벌이는 신경전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한옥이나 출입구의 문제는 지엽적인 것이고, ‘이병철 창업회장’의 적통이 누구냐는 상징적 의미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산소송은 지난 2월 공식화됐지만, 이미 지난해 4월 이건희 회장 쪽에서 씨제이·한솔·신세계그룹 등에 ‘기존 상속·승계를 인정하라’는 취지의 서명을 요구하고 모두들 서명을 거부하면서 갈등은 시작되고 있었다. 지난해 이병철 회장 추모식 때, 이재현 회장은 이건희 회장 쪽의 거부 기류를 감지하고도 ‘기념 영상물 촬영’을 명분으로 카메라를 대동하고 추모식에 참석했다고 씨제이 고위관계자는 전했다. 이병철 회장의 외손자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지난해 추모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서울 장충동 이병철 회장의 생전 자택에서 지내온 제사도 지난해부터는 서울 필동의 ‘씨제이 인재원’에서 지내기 시작했다. 장충동 이병철 회장 자택은 현재 이건희 회장이 소유하고 있다.

한솔·신세계 등 나머지 범삼성가에선 관망하고 있지만 삼성 쪽에 다소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신세계 관계자는 “추모식 참석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씨제이가 어떻게 하는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한솔 관계자는 “이게 다툴 일인지 모르겠다.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김진철 김수헌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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