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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MS ‘강압’에 PC방 한숨

등록 2012-12-18 20:30수정 2012-12-18 22:20

“윈도8 정품 안쓰면 법적조처”
PC방 700여곳에 내용증명
컴퓨터마다 매년 사용권 내야
업주들 “독점 악용 고가 강매”
충남 천안에서 컴퓨터 50대를 가지고 3년째 피시(PC)방을 운영하고 있는 유아무개(39) 사장은 지난 11일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리인 자격의 법률사무소로부터 내용증명서 한통을 받았다. 불법 복제해 쓰고 있는 ‘윈도’ 운영체제를 정품으로 바꿀 생각이 있는지 13일까지 답변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답이 없으면 구매의사가 없다고 간주해 법적조처를 취하겠다는 단서가 붙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가 불법복제 소프트웨어 단속을 앞세워 피시방에 최신 윈도 운영체제를 고가로 매입할 것을 요구해, 피시방 업주 등 중소 상공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18일 피시방 업주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한국엠에스는 최근 전국 피시방 업주들에게 윈도8 정품 구매 의사를 확인하는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기한 내에 답이 없으면 법적 조처를 취하겠다는 ‘경고’도 담겼다. 한국엠에스 관계자는 “최근 해외에서 구매한 윈도를 불법으로 복제해 국내 피시방 700여곳에서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윈도 정품 사용을 유도하는 공문을 보냈다. 법적 조처를 언급한 것은 만에 하나 법적으로 갈 수도 있다는 통상적인 내용이다”고 설명했다.

피시방 업주들도 정품 소프트웨어 사용 원칙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한국엠에스가 요구하는 윈도 판매 정책을 그대로 따르면, 앞으로 최소 1년마다 한번씩 ‘윈도 사용권’을 사야 한다는 게 불만이다. 윈도 사용권은 컴퓨터 한대에서 윈도 운영체제를 쓸 수 있는 권한이다. 컴퓨터를 통째로 바꾸거나 ‘주기판(메인보드)’을 바꾸면, 윈도 사용권도 새로 사야 한다. 하나의 컴퓨터를 여러 손님이 쓰는 피시방은 윈도 대여권이 포함된 묶음 상품을 사야 한다.

피시방 업주들은 지난해 12만원에 팔던 피시방용 윈도 정품 가격을 28만원으로 크게 올린 것에도 불만을 표시한다. 서울 목동에서 피시방을 운영하는 윤아무개(52) 사장은 “이번에 윈도 정품을 사면, 조만간 피시를 교체할 때 또 정품을 사야 한다. 엠에스가 윈도로 피시 운영체제 시장을 독점하는 지위를 이용해, 고가의 윈도를 수시로 사게 하는 판매 정책을 펴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 피시 운영체제 시장은 엠에스의 윈도가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어, 피시방 업주들은 폐업을 하지 않는 한 한국엠에스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 시장조사기관 스탯카운터 자료를 보면, 지난 달 현재 윈도의 국내 피시 운영체제 점유율은 94%에 이른다. 정부가 윈도에 의존해 국가 정보화를 추진한 결과이다. 한국엠에스는 2000년대 초 검찰·경찰이 대대적인 소프트웨어 불법복제 단속에 나서 기업들이 셔터문을 내리거나 컴퓨터를 창밖으로 집어던지는 사태가 발생했을 때도 소프트웨어 가격을 올려 받아 비난을 산 바 있다.

한국엠에스는 “2010년 9월께 한시적으로 윈도를 60% 할인해 판매한 적이 있다. 한시적 할인가와 비교해 비싸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또한 피시를 새로 살 때는 소프트웨어도 새로 사는 게 당연한데, 국내에선 이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김선식 기자 k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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