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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두산, 연도별 분식회계 규모도 거짓말?

등록 2005-08-11 19:05수정 2005-08-11 22:01

두산산업개발 세전이익 규모 비교
두산산업개발 세전이익 규모 비교
내부보고-고백 최대 500억 차이

두산산업개발(옛 두산건설)이 2800억원대 회계부정을 고백하면서 연도별 분식회계 규모를 밝혔으나, 회사 내부 보고용 문건과는 최대 500억원 정도나 차이가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두산산업개발이 분식회계 사유로 밝힌 ‘사업상의 손실’ 이외에도 기업비리 등 다른 이유로 장부를 조작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내부문건엔 2001년 723억 고백땐 215억
기업비리등 이유로 인위적 재조정 가능성

<한겨레>가 11일 단독 입수한 두산산업개발 내부문건을 보면 1995년부터 2001년까지 쌓인 분식 규모가 2884억원(일부 분식 해소된 현재는 2797억원)으로 총액은 자진공시 내용과 부합하지만, 연도별 분식 규모는 32억원에서 508억원까지 차이가 난다. 게다가 이 문건은 지난 3월 개정된 금융감독원의 외부감사 및 회계 등에 관한 규정(외감규정)에 따라 2006년까지 회계처리 위반 사항을 자진고백하면 관련 내용에 대해 감리를 면제받을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장·단점을 나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개정 외감규정이 단순한 회계처리 위반을 뛰어넘는 불법 비자금 조성 같은 기업비리를 사실상 눈감아주는 ‘분식회계 사면 특별법’이란 논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분식내역 어떻게 다른가 두산산업개발이 지난 8일 발표한 2001년 분식 규모는 215억원이다. 2001년 말 당시 세전이익이 327억원 적자라고 공시한 것을 고려하면 실제 적자는 542억원에 달했던 셈이다. 그러나 이 고백도 사실이 아니라는 의혹이 짙다. 회사 내부문건을 보면 실제 세전 적자 규모가 1050억원에 이르고, 2001년의 분식 규모는 215억원이 아니라 723억원으로 기록돼 있다. 결국 2800억원대의 총 분식 규모는 그대로 털어놨지만 내부의 말 못할 사정으로 연도별 분식금액을 인위적으로 재조정해 공개했다는 얘기가 된다. 실제로 이번에 발표한 분식내역은 내부 문건상 2001년에 대거 몰린 분식을 다른 연도로 흩어놓은 인상이 짙다. 결국 2001년 723억원의 분식을 ‘사업상의 손실’이란 이유만으로 설명하기엔 벅찼기 때문에 508억원의 분식을 다른 회계연도로 분산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킨다.

“감리 면제는 기업비리 은폐법” 두산산업개발이 밝힌 2800억원대의 분식 규모는 고려산업개발 합병 이전인 2003년 말을 기준으로 볼 때 전체 매출채권 4001억원의 70% 수준이다. 회사 관계자는 “분식회계 수법은 매출채권을 미리 부풀려 잡는 방식 한가지였다”며 “이미 밝힌 6가지 사업상의 손실 이외에 분식을 했던 다른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순히 매출채권을 앞당겨 인식하는 방법만으로 매출채권의 70%에 해당하는 2800억원대 분식을 처리하긴 힘들다고 지적한다. 결국 두산산업개발의 고백이 분식회계의 실체를 있는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실행위원인 김경율 회계사는 “발표된 분식내역과 내부 보고용 분식내역이 다르다면 기업비리 등 내부 사정으로 장부를 조정했다고 의심할 수 있다”며 “개정된 외감규정의 감리 면제 특혜가 이런 의혹들을 아무런 규명 없이 묻어주는 구실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두산산업개발 관계자는 “이번에 분식회계를 털고 가는 터에 굳이 사실을 숨길 이유가 없고, 문제가 되는 내부 문건은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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