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 등 기업 재기지원 성과없어
중진공만 올 120여곳 202억 지원
“기술 있다면 배드뱅크서 관리를”
개인회생자 등 매년 8만명 쏟아져
취업·대출 경제활동 5년간 불이익
“우대금리 등 자산형성 도와야”
중진공만 올 120여곳 202억 지원
“기술 있다면 배드뱅크서 관리를”
개인회생자 등 매년 8만명 쏟아져
취업·대출 경제활동 5년간 불이익
“우대금리 등 자산형성 도와야”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실패한 기업이나 파산한 개인을 위한 ‘패자부활의 금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번의 실패가 영원한 퇴출로 이어지는 탓에, 기업의 기술과 경험은 묻혀지고 개인은 금융거래 제한 등 ‘족쇄’에 묶여 재기를 도모하기 어려운 구조다. 최후의 안전망으로서, 재도전을 위한 금융권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 허울 뿐인 기업 재기 지원 새해에는 기업의 자금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회사들이 경영활동의 무게중심을 위험관리에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도산하는 기업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신용보증기금(신보)과 기술보증기금(기보),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 등 중소기업 관련 기관들은 각각 재기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실패한 기업의 사업성을 재평가해 기업인들의 재기를 돕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신보는 2010년 11월 ‘재도전 기업주 재기지원보증’ 제도를 시행한 이후, 지금까지 단 한 건의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 중소기업청에서 매년 200억원의 별도 예산을 확보하고 있는 중진공은 올해 120여곳에 202억원을 지원했다. 정책금융기관의 실적이 미미하자, 정부는 지난 2월 신용회복위원회에 ‘재창업지원위원회’를 설치해 재창업을 원하는 중소기업인들의 기존 채무를 감면하고 신규 재기자금을 지원하도록 했다. 신청자가 신복위에 재창업 신청을 하면, 신복위가 신보·기보·중진공 쪽에 사업성 평가를 의뢰하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지원여부를 결정하는 구조다. 제도 시행 10개월 동안 14명이 3억8000만원의 지원을 받았다. 64명이 신청했지만 22%만이 대상자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신복위 관계자는 “사업성을 갖추지 못한 이들이 신청하는 경우가 많아 승인율이 낮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구정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미 실패한 기업인들이 대상인 탓에 이들 기관들이 적극적인 자금지원에 나서기 어렵다”며 별도 재원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부실이 발생하면 이들 정책금융기관이 손실을 그대로 떠안을 수밖에 없어 심사가 엄격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구 연구위원은 “한계기업의 퇴출은 당연하지만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이 묻혀버리는 것은 우리 경제의 큰 손실이다. 이들을 위한 별도재원 마련과 함께, 배드뱅크를 만들어 기업인의 채무재조정을 집중관리하고 대상범위를 넓히는 등의 조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파산자에게 더 냉혹한 금융 과중한 가계부채도 한국 경제의 잠재적 위기요인으로 꼽힌다. 빚 부담을 견디지 못해 쓰러진 파산·개인회생자들은 해마다 8만여명씩 쏟아지고 있다. 취업·대출 등 사회·경제적 활동에서 5년간 불이익을 받기 때문에 누구보다 지원이 절실하지만, 막상 이들을 위한 금융복지 지원책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미소금융·햇살론 등 서민금융 제도 대상에서도 제외돼 있고, 서울시가 저소득층의 저축액과 같은 금액을 지원하는 자산형성 프로그램인 ‘희망플러스 통장’ 역시 파산·개인회생자는 대상에서 배제하고 있다.
이들의 재기를 돕기 위해, 지난 대선 과정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파산자를 대상으로 은행압류가 금지되는 ‘힐링통장’을 도입을 약속했고, 안철수 전 후보는 2조원 규모의 ‘진심 새출발 펀드’로 파산가구주에게 재활훈련비·임대보증금 지원 등을 공약했지만 대선 패배로 현실화 가능성은 불투명해졌다.
제윤경 에듀머니 대표는 “파산·개인회생자들이 예·적금을 할때 우대금리를 준다든지, 저축액 만큼 금융회사가 같은 액수를 지원하는 통장 도입 등 이들의 저축을 장려해 자산형성을 돕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금융권의 사회책임 경영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들의 자산형성 및 재기를 돕는 금융권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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