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여신 담당자 설문 조사
집 담보가치 하락 등 여파
1분기 ‘카드사태’ 이후 최악
기업 위험도 4년 만에 최고
은행 대출 문턱 높아질듯
집 담보가치 하락 등 여파
1분기 ‘카드사태’ 이후 최악
기업 위험도 4년 만에 최고
은행 대출 문턱 높아질듯
은행권의 가계 및 기업대출에 대한 부실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가계대출 위험도는 10년만에 가장 높아졌다. 이에 따라 저금리 기조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3일 한국은행이 16개 국내은행 여신담당 총괄 책임자를 면담해 산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를 보면, 올해 1분기 전체 차주의 신용위험지수(예측치)는 31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의 여진이 남아 있던 2009년 2분기(34) 이후 3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가계의 신용위험 예측치가 10년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치솟았다. 1분기 가계의 신용위험지수는 전분기보다 3포인트 높아진 34로, 카드사태가 발생한 2003년 3분기(44)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한은은 가계의 높은 부채수준, 수도권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담보가치 감소, 가계실질소득 개선 지연 등이 가계 신용위험을 높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의 신용위험도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중소기업의 1분기 신용위험지수는 전분기와 같은 34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대기업도 9에서 13으로 올랐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지수 모두 2009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여신담당자들은 건설, 도소매·음식숙박, 부동산임대업 등 취약업종의 신규부실 발생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했다.
신용위험의 상승으로 은행의 신규 대출 취급기준이나 대출조건이 더욱 까다로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종합대출태도지수는 -2로, 2009년 4분기 이후 3년여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대출태도지수가 마이너스(-)이면 앞으로 3개월 동안 대출 확대보다는 대출 축소에 나서겠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차주와 대출용도별로 보면, 가계의 주택자금 대출만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할 뿐 나머지는 모두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다. 가계 일반자금에 대한 1분기 대출태도지수는 -6으로 떨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다중채무자나 생활자금 대출수요자에 대해서는 채무상환능력 저하 우려 등에 따라 은행들이 보수적인 자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에는 은행권의 대출 축소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급격한 자금경색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신용등급이 낮거나 업황 부진으로 현금창출능력이 떨어진 업체들의 대출수요는 꾸준한 증가가 예상된다. 1분기 대기업의 대출수요지수는 16으로 전분기보다 무려 10포인트나 높아진 반면에 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6으로 뚝 떨어졌다. 중소기업 대출태도지수도 -3으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름을 밝히기 꺼린 한 시중은행의 여신담담 임원은 “저금리의 장기화로 대부분 은행들의 수익성이 떨어져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게다가 지난해 9월 웅진사태 이후 대기업마저도 실적이 나쁜 곳에 대한 은행권의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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