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합동 서울특별시립브릿지종합지원센터에서 민병덕(오른쪽 첫째) 케이비(KB)국민은행장과 박병권(오른쪽 둘째) 케이비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이 시민들에게 떡국을 퍼주고 있다. 케이비국민은행 제공
새희망홀씨 신규고객에 우대금리
기초수급·새터민 등에 7% 적용
가입계좌당 기부금 100원 출연
저소득 직장인 6% 금리 제공 등
“사회문제 함께 해결할 상품 고민”
기초수급·새터민 등에 7% 적용
가입계좌당 기부금 100원 출연
저소득 직장인 6% 금리 제공 등
“사회문제 함께 해결할 상품 고민”
올해 금융권의 화두는 사회책임과 동반성장이다. 지난해 대출금리 학력차별과 대출서류 조작,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짬짜미(담합) 논란 등 은행권에 대한 불신이 고조된 터라, 은행들은 잃어버린 신뢰를 찾겠다며 사회책임 경영을 주요 경영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더욱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서민·중소기업과의 상생 등 경제민주화를 강조하고 있어, 은행들은 서민금융 지원과 관련 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며 ‘화답’하는 모양새다.
■ 금융권 최고경영자들 너도나도 “사회공헌” 민병덕 케이비(KB)국민은행장은 새해 첫날을 ‘이웃과의 떡국 나누기’ 행사로 시작했다. 국민은행이 사회적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올해 경영방향을 제시한 신년사에서도 은행의 사회적 책임 강화를 제일 첫머리에 올렸다. 민 행장은 “국내 경기 불황으로 국민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케이비국민은행이 꾸준히 실천해왔던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지원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지난 2일 통상 사내 강당에서 열던 시무식을 경기 남양주 홍유릉에서 연 서민금융 실천 다짐행사로 갈음했다. 홍유릉은 1899년 민족자본과 황실자본으로 우리은행의 전신인 대한천일은행을 탄생시킨 고종황제와 대한천일은행 2대 은행장을 지낸 영친왕의 묘가 있는 곳이다.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이 자리에서 “현재의 우리은행을 있게 한 역사적 사명을 다시 한번 되새겨 참금융을 실천하는 은행의 본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신한금융그룹은 ‘따뜻한 금융’을 경영관리 시스템에 반영해, 실제 영업현장의 변화를 일으키겠다고 밝혔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상품과 서비스의 차별성이 점점 사라지는 상황에서는 따뜻한 금융을 통해 구축한 고객과의 깊은 신뢰관계가 차별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도 “올해는 사회와 소통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 다문화 가정 지원 등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벌이겠다”고 다짐했다.
■ 금융소외계층 지원상품 출시 잰걸음 은행들은 사회공헌 경영기조에 맞춰 상품개발을 고심하고 있다. 저소득층의 자산형성을 위해 고금리 예·적금을 내놓거나, 일반인이 예·적금 가입을 통해 저소득층 지원을 돕는 방식이다.
우리은행은 2월 말까지 ‘희망가득 이벤트’를 열어 저소득층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서민금융 상품인 바꿔드림론과 우리전세론, 고금리학자금 전환대출, 희망드림적금 이용 고객 가운데 500명을 추첨해 온누리 전통시장 상품권(2만원)을 제공하고, 새희망홀씨대출 신규고객에게 금리를 0.5%포인트 우대할 계획이다. 또 이 기간 동안 우리전세론 신규고객의 인지대는 은행이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새터민, 이주여성 등을 대상으로 연 7%의 금리를 제공하는 ‘행복만들기 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연 2~3%대인 일반 예·적금 금리보다 높은 수준이다. 올해는 구세군과 함께 노숙인의 자립을 돕는 상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바보의 나눔’은 사회공헌 상품의 ‘스테디셀러’로 자리했다. 예금·적금·체크카드 등이 있고, 가입계좌당 100원의 기부금을 하나은행에서 출연해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에 기부하게 되는데, 지난해 이 상품에 가입한 고객은 27만3000여명에 이른다. 바보의 나눔 재단은 고 김수환 추기경의 뜻을 받들기 위해 설립된 단체다. 신한은행은 연 소득 1200만원 이하 직장인을 대상으로 연 6%의 금리를 제공하는 ‘새희망적금’을 판매중이다. 최근에는 에너지 절약과 에너지 빈곤층 기부를 함께 할 수 있는 녹색금융 상품인 ‘신한 그린애 생활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사회문제를 공감하고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상품들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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