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한듯…삼성·LG ‘곡면 OLED TV’ 깜짝발표
CES 개막일에 세계 첫 공개
일·중 업체 ‘UHD TV’ 잇단 발표에
시장 1·2위업체 자존심…전격 공개
“화면-눈 거리 일정해 입체감 배가” “혁신적인 제품이 깜짝 공개될 거다.” 소비자가전전시회(CES) 개막 1시간 전인 8일(현지시각) 오전 9시께, 삼성전자 한 임원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 있었다. 각국 기자들과 삼성전자 스태프들로 북적이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의 삼성전자 전시장 한 켠. 한국 취재진들을 상대로 진행된 ‘프리 부스 투어’ 중, 한 제품에 덮힌 검은 천이 걷혔다. 화면이 움푹 들어간 55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텔레비전이 한 대 놓여있었다. 제품 위에는 ‘세계 최초의 휘어진 오엘이디 티브이’(the world’s first curved OLED TV)라고 적혀 있었다. 전날 1500여 취재진이 모였던 ‘프레스 컨퍼런스’에선 공개하지 않은 제품이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휘어진 오엘이디 티브이보다) 좀 더 사업에 영향을 주는 제품 위주로 어제 공개했다”고 말했다. 화면을 움푹 휘어지게 만든 이유는 뭘까? “텔레비전 화면과 사람 눈의 거리가 일정할 때 영상에서 입체감과 몰입감을 더 잘 느낄 수 있습니다. 영상이 눈에 가득 차는 파노라마 효과 때문에 아이맥스(IMAX) 영화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는 거죠.” 김현석 부 부사장은 “삼성 티브이의 혁신”이라고 말했다. 1시간30분가량 뒤 ‘세계 최초 곡면 오엘이디 티브이 내놨다’는 ‘보도자료’ 문자메시지가 스마트폰에 떴다. 이번엔 엘지(LG)전자다. 오전 10시 전시회 개막과 동시에 엘지전자는 전시장 입구 가장 앞쪽에 55인치 곡면 오엘이디 티브이 3대를 내놨다. 3대가 나란히 놓여 있는데다 뒷쪽에 배치된 평면 제품에 견줘, 더욱 곡면의 느낌이 살아났다. 엘지전자는 “세계 최초로 양 옆이 오목하게 휘어진 화면을 적용한 곡면 오엘이디 티브이는 업계 전문가들로부터 세계 디스플레이 산업 역사에 획을 긋는 혁신적 디자인과 기술의 결정체라는 평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엘지전자 역시 전날 프레스 컨퍼런스에선 이 제품을 공개하지 않았다. 엘지 관계자는 “깜짝 공개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두 제품 모두 오엘이디 티브이 특유의 또렷한 색감에 몰입감까지 느껴졌다. 3차원 티브이가 아닌데도 입체감이 느껴졌다. 화면이 휜 까닭에 디자인도 무척 독특했다. 곡면 패널이 가능한 것은 오엘이디는 액정표시장치(LCD)와 달리 백라이트가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곡면 패널이 더 나아가면 플라스틱 소재의 플래서블(휘는) 패널도 만들어질 수 있다. 두 제품이 다른 점이라면, 양 회사의 제품 댓수가 다르고 또한 엘지전자의 제품에는 3차원 영상이 돌아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곡면 디스플레이에 3차원 영상까지 보태져 입체감이 몇갑절 더 살아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우리 제품도 3디를 심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과 엘지는 서로 “세계 최초”를 주장하고 있다. 외부 공개 시간으로 따지면 삼성전자가 한시간 남짓 앞섰다. 하지만 준비 상황을 감안하면 누가 먼저라고 하기는 어려울 듯 보인다. 공개한 제품 수로 보자면 엘지전자가 더 충분히 준비했다고 볼 수도 있다.
‘세계 최초 공개’보다 더 인정받는 것은 ‘세계 최초 출시’일 것이다. 1년 전 소비자가전전시회와 지난해 9월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IFA)에서 엘지전자는 해를 넘겨 지난 2일 이 제품을 세계 최초로 예약 판매에 들어갔다. 제품은 2월부터 배달된다고 한다. 삼성전자는 ‘커브드 오엘이디 티브이’ 출시를 평면 오엘이디 티브이와 함께 상반기에 마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엘지전자의 ‘곡면 오엘이디 티브이’는 연내 출시를 공언했다.
곡면 오엘이디 티브이 가격은 평면 제품보다 더 비쌀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고위임원은 “평면보다 기술적으로 어려운 제품이므로 가격대도 더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 출시된 엘지전자의 55인치 오엘이디 티브이의 출고가는 1100만원이다.
라스베이거스/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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