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787을 세계최초로 상용운항한 전일본공수(ANA)의 보유 기종
미국 보잉사의 차세대 주력기인 ‘보잉(B)787 드림라이너’가 기체에서 불이 나는 사고가 일어난 지 하루만에 또 연료가 새는 사고를 일으켜, 꿈의 여객기라는 이름에 큰 흡집을 입게 됐다.
9일 일본언론 보도를 보면, 이날 새벽(현지시각 8일 오후) 미국 보스턴공항에서 도쿄로 떠날 예정이던 일본항공(JAL)의 보잉 787 여객기가 이륙하기 위해 유도로를 따라 활주로를 이동하던 연료가 누출되는 사고가 났다. 연료는 약 150ℓ 가량 새나왔으며, 여객기는 점검 뒤 안전 확인을 거쳐 예정보다 3시간 45분 늦게 공항을 이륙했다. 일본항공 쪽은 “열려 있어서는 안되는 중앙연료탱크와 왼쪽 탱크 사이의 밸브가 열려 연료가 새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7일에도 일본항공 소속의 다른 보잉787기가 보스턴 공항에 착륙한 뒤 불이 나는 사고가 일어났다. 비행기는 승객들이 모두 내린 뒤 정비를 받던 중 보조전력 계통의 배터
리가 폭발하면서 불이 났다. 보잉사는 화재 원인에 대해 “기체의 보조 전원장치의 건전지 결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잉787은 전에도 전기계통의 고장사고를 여러차례 일으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보잉787기가 2010년 시험비행중 전기계통 화재로 긴급착륙한 일이 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이 보유한 같은 기종의 여객기가 전기계통 고장으로 긴급착륙한 일이 있다고 전했다.
보잉787은 보잉사가 2003년부터 ‘차세대 꿈의 여객기’로 야심차게 개발하기 시작한 기종으로 2011년10월 일본 전일본공수(ANA)의 도쿄-홍콩 노선에 첫 취항했다. 기체의 절반 가량을 기존 알루미늄 대신 탄소섬유 복합재를 사용해, 연료 효율을 크게 높인 것이 특징이다. 최대 정원은 290명으로 경쟁기종인 ‘에어버스380’의 407명에 비해 작지만, 최고속력이 시속 1040km로 비행시간을 14% 단축시킬 수 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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