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속 보수적 투자?
새정부 인수위와 조율중?
새정부 인수위와 조율중?
삼성그룹의 2013년 투자·채용 계획 발표가 미뤄지고 있다. 통상 1월 중순 발표돼왔지만, 올해는 빨라야 이달 말께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저성장 장기화를 예고하는 올해 경기전망이 투자·채용 계획 발표를 미루는 요인으로 꼽히지만, 그보다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쪽과 물밑 조율에 적잖은 시간이 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계열사별로 투자·채용 계획을 집계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다른 삼성 관계자는 “차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어 (투자·채용 계획 확정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특히 경제민주화를 내걸고 집권한 상황이라 더욱 (재계의 투자·채용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의 투자 규모에는 재계도 촉각을 곤두세운다. 올 초 가장 먼저 투자계획을 발표한 엘지(LG)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그룹들은 삼성의 계획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만큼 삼성의 투자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 또한 재계 1위인 삼성이 차기 정부의 인수위와 어떤 방향으로 관계 정립에 나서는가를 가늠할 중요한 잣대가 될 수도 있어서다.
투자·채용 계획 발표가 미뤄지고 있다는 건, 그만큼 삼성의 고민이 깊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올 초 신년하례식 뒤 “(투자를) 늘릴 수 있으면 늘리겠다”며 투자 확대를 내비쳤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래로 삼성 미래전략실을 비롯해 그룹 계열사들의 주요 임원들은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투자를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거듭 밝혀왔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착공한 경기 화성 공장의 시스템 반도체 17라인 투자를 보류하고 완공 시기를 기한 없이 연기한 바 있다. 결국 차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투자·채용 확대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느냐, 경기 불확실성에 맞춰 보수적 투자에 나서느냐는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는 셈이다.
일단 삼성그룹은 투자·채용을 줄이지는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투자 계획이 최소한 작년보다 적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삼성의 사회적 책임을 도외시할 수 없다는 게 삼성 쪽 설명이다. 이건희 회장도 신년사에서 “경제가 어려울수록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더 무거워지게 된다. 삼성은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적극 동참해 국민경제에 힘이 되고 우리 사회에 희망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삼성 안팎에선 투자가 50조원을 넘길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 투자 계획은 47조8000억원이었다.
삼성은 투자보다 채용 계획에 더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가장 강조하는 것 역시 일자리 창출인데다, 정치권에서 관심을 쏟는 것 역시 투자에 따른 일자리 창출이라는 파급 효과다. 그러나 올해 역시 지난해처럼 투자규모만큼 일자리를 늘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이건희 회장은 “젊은 사람들이 희망을 갖도록 취업자리를 많이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까지 말하며 ‘사상 최대’인 2만6000명 채용에 나섰지만, 전년 대비 1000명 증가한 것에 불과했다.
매년 투자를 늘리는 만큼 일자리를 늘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0년부터 매년 전년대비 투자규모가 각각 74.4%, 16.3%, 11.7% 늘어나는 동안, 일자리는 각각 34.7%, 11.1%, 4.0% 증가하는 데 그쳤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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