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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재기 노린 ‘블랙베리’
선제공격 나선 삼성

등록 2013-01-23 20:22수정 2013-01-23 21:25

림, 30일 뉴욕서 새제품 공개
“블랙베리가 비즈니스용이야.” “뭐라고? 비즈니스용? 그 재킷을 말하는 거니?”

캐나다 리서치인모션(RIM)사의 스마트폰 블랙베리가 더는 ‘비즈니스용’에 맞지 않다고 비꼬는 대화다. 대신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가 훨씬 뛰어나다는 내용의 텔레비전 광고가 최근 북미에 방영됐다.

2002년 첫선을 보인 블랙베리는 애플 아이폰이 나오기 전까지 미국·유럽의 비즈니스맨들을 중심으로 각광을 받은 스마트폰이다. 두 엄지손가락으로 자판을 눌러 쓰기 때문에 과도한 블랙베리 사용으로 발생하는 엄지 통증 질환을 ‘블랙베리 증후군’이라고 부를 정도였다. 애플을 젖히고 스마트폰 1위에 오른 삼성전자가, 애플의 일격에 쓰러진 림에 대한 공세를 펼치기 시작한 까닭은 무엇일까.

쿼티자판 뺀 터치폰으로 ‘와신상담’
통합OS 공개 점유율 확장도 추진
보안 강점…기업·공공시장 꽉잡아
삼성 “기업용” 비꼬는 광고 북미에

무엇보다 림사가 오는 3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공개할 신제품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림사는 2011년 블랙베리7 이후 첫 통합 운영체제(OS)인 ‘블랙베리10’과 블랙베리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쿼티’(QWERTY) 자판 디자인 대신 풀터치 화면을 탑재한 스마트폰 ‘블랙베리Z10’을 선보일 예정이다. 쿼티자판을 단 ‘블랙베리X10’도 함께 공개된다. 미리 유출된 정보들을 근거로 여러 외신과 전문가들은 ‘상당한 혁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애플 아이폰의 ‘시리’ 같은 음성인식 비서 기능 ‘보이스 어시스트’, 메시지 알림이 통합된 ‘블랙베리 허브’, 새로운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 등이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림사는 애플리케이션도 대폭 강화하고 나섰다. 최근 자사의 앱 장터인 ‘블랙베리 앱 월드’를 ‘블랙베리 월드’로 바꾸고, 지난주 모바일 앱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앱 개발·등록 이벤트를 열어 이틀 만에 1만5000개 이상의 블랙베리용 앱을 끌어모았다. 30일 행사까지 목표는 7만개 이상의 앱 등록이다.

림의 강력한 무기 가운데 하나인 블랙베리 운영체제를 지금까지와 달리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림의 최고경영자(CEO)인 토스턴 하인즈가 다른 스마트폰업체들에 블랙베리 운영체제를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형식으로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림이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처럼 모바일 운영체제 제공 기업으로 변신하려는 움직임인 셈이다.

삼성전자로선 림의 부활 가능성을 손놓고 구경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림은 스마트폰은 물론 블랙베리 운영체제의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3분기 4.4%까지 떨어졌지만, 기업·공공시장은 림의 ‘텃밭’이다. 높은 보안성과 뛰어난 이메일 푸시 기능을 지닌 스마트폰 원조로, 북미를 중심으로 기업과 공공시장에서 여전히 선호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시리즈로 일반 소비자 시장의 맹주로 등극했지만, 안정적이고도 광활한 기업 시장에선 아직 이렇다 할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출시될 블랙베리10은 업무용과 개인용을 분리해 쓸 수 있는 기능까지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의존도가 높은 삼성전자로선 림이 강력한 자체 운영체제를 바탕으로 시장 확대에 나서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가 최근 캐나다 보안 소프트업체인 ‘픽시모’에 지분 투자를 단행한 것도, 보안이 무엇보다 중요한 기업·공공 모바일 단말기 시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정확한 투자액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릭 세갈 픽시모 최고경영자는 “이번 투자는 삼성전자가 블랙베리의 텃밭인 기업 및 공공시장에 대해 매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픽시모는 모바일 단말기 보안을 강화하려는 미 국가안전국(NSA)과 함께 센티널·세이프존 등의 보안 소프트웨어를 공동개발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도 기업용 스마트폰 보안 통제·관리 소프트웨어인 ‘세이프’(SafE: Samsung for Enterprise)를 선보여 기업·공공 모바일 시장 전략을 내비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우월적 지위를 바탕으로 2017년까지 181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기업용 모바일 시장을 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북미에서 공개한 갤럭시노트2 광고에서처럼 “직장에서는 블랙베리를, 집에서는 아이폰만을 사용할 필요 없이, 갤럭시 스마트폰을 쓰면 둘 다 활용할 수 있다”는 마케팅 전략으로 아이폰에 대한 우위를 유지하면서 다시 일어서려는 블랙베리에 대응하고 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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