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환기 간친회장 설명요구에
한 회장 “최종심 끝난뒤 정리”
주주들 “사실 보고해야” 요구
한 회장 “최종심 끝난뒤 정리”
주주들 “사실 보고해야” 요구
지난 16일 ‘신한 사태’ 1심 판결 이후 재일동포 원로 주주들이 동요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신상훈 전 지주 사장를 상대로 제기했던 배임·횡령 혐의가 대부분 벗겨지면서, 당시 은행의 고소 배경 등에 의구심을 표시하고 나선 것이다. 신한은행 창립에 관여한 재일동포 1세대 주주들은 주주총회를 앞두고 별도 모임을 마련하는 등 ‘진상 파악’과 책임 규명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주주들 “사실 똑바로 보고했어야” 정환기(89) 신한금융지주 간친회장은 지난 25일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일본 나고야에서 따로 만나 회사 쪽의 성의있는 설명을 요구했다. 2010년 9월 신한 사태 당시, 회사 쪽이 일본 나고야에 모인 재일동포 주주들에게 한 설명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정 회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당시 주주들을 모아놓고 신상훈 사장(의 혐의)에 대해 얘기했는데, 판결을 보니 그 부분이 무죄가 나왔다. 재일동포 주주한테 사실을 똑바로 보고했어야 하는데, 지금 (재판 결과를) 보니 그때 설명과 너무 틀리다. 설명을 조작한 건 아닌지 한 회장에게 물었다”고 말했다. 이에 한동우 회장은 “지금은 여러가지로 복잡하니, 재판(최종심)이 모두 끝나고 나서 정리하겠다”고 답했다고 정 회장이 전했다.
간친회는 재일동포 주주 가운데 지분이 많은 원로 대주주들의 모임이다. 1982년 신한은행의 창립을 주도한 이들로서, 현재도 신한지주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들은 신한 사태가 한창이던 2010년 9월9일, 라응찬 전 회장·이백순 전 행장·신상훈 전 사장 등 ‘신한 3인방’을 일본 나고야로 불러들여 설명을 요구한 바 있다. 한 원로 주주는 27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선뜻 누가 나서서 얘기하진 않지만, 신문·잡지에 나온 기사들을 주주들끼리 돌려보고 수시로 통화하기 때문에 누가 잘하고 누가 잘못했는지 다 알고있다. 계속 덮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 신한 쪽 “이미 지난 일” 불 끄기 고심 신한금융 쪽은 재일교포 주주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도 “일부 주주들의 의견일뿐, 전체 의견이 아니다”라며 선긋기에 나섰다. 한동우 신한지주 회장은 25일 오사카에서 <한겨레>와 만나 “최근 3년여 간 (라응찬 전 회장의) 비자금 문제와 고소 사건 등으로 회사가 시끄러웠다. 지금은 빨리 수습해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금융기관은 신뢰가 생명인데, 자꾸 (신한사태가) 보도되면서 평판에 문제가 생길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로 주주들은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회사 쪽이 책임있는 설명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들은 애초 지난 25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간친회 신년모임에서 경영진과 자연스레 이와 관련한 얘기를 나눌 계획이었으나, “세배 온 사람에게 할 말이 아니다”라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의례적인 신년인사만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주주는 “한 회장의 잘못은 없다. 하지만 회장으로서 설명하고 무마할 책임은 있다. 먼저 얘기해주길 바랬는데, 실적 얘기만 해서 답답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주도 “인사말·건배사 등을 통해 에둘러 ‘우리도 모두 알고있다’는 뜻을 전달했다. 주주총회 즈음에 원로 주주들이 다시 한번 모여 얘기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오사카/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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