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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SK “아무도 예상 못한 판결” 당혹…‘항소’ 짧은 성명만

등록 2013-01-31 21:01수정 2013-01-31 22:21

최태원 회장이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31일 밤 서울 종로구 서린동 에스케이(SK)그룹 본사 빌딩에 대부분 불이 밝혀져 있다. 강창광 기자 <A href="mailto:chang@hani.co.kr">chang@hani.co.kr</A>
최태원 회장이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31일 밤 서울 종로구 서린동 에스케이(SK)그룹 본사 빌딩에 대부분 불이 밝혀져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충격에 휩싸인 SK

검찰 구형에 안도하다 발칵
“설마 구속까지 당할줄 몰라”
그룹 의사결정기구 만들고
계열사별 자율경영도 강화
‘최태원 리스크’ 최소화 기대
신규사업·신인도 하락 우려
“무죄입증을 위해 성심껏 소명했으나 인정되지 않아 안타깝다. 판결문을 송달받는 대로 판결 취지를 검토한 뒤 변호인 등과 협의하여 항소 등 법적 절차를 밟아 무죄를 입증해 나가겠다.”

최태원 회장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뒤 에스케이(SK)그룹이 내놓은 성명이다. 공식 반응은 ‘안타깝다. 항소하겠다’는 담담하고 짤막한 글이 전부지만, 그룹 내부적으로는 충격을 받은 흔적이 역력했다. ‘설마 구속까지 되겠느냐?’란 기대 섞인 전망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 “모두 ‘멘붕’이다” 에스케이의 한 관계자는 최 회장 판결 뒤 “모두가 ‘멘붕’(멘탈 붕괴)이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판결이 나왔다”고 회사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해 11월 검찰은 최 회장에게 징역 4년, 동생인 최재원 부회장과 김준홍 베넥스인베스트먼트 전 대표에게 각각 징역 5년씩을 구형했는데, 그룹 안팎에서는 안도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최 부회장에 대한 구형량이 더 셌고, 법원이 형제를 함께 구속하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었다. 지난해 검찰 구형 직후 그룹의 한 임원은 “우리로서는 두분 모두 실형을 선고받을 정도의 죄를 졌다고 보지 않는다. 다만 사회 분위기상 재판부가 둘 다 무죄나 집행유예를 선고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러면 부회장님은 (구속될) 가능성이 좀 있지 않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최근 들어 대관(관공서 상대) 쪽을 중심으로 ‘최악의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말들이 나왔다고 한다. 최 회장 재판을 담당해온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가 지난달 24일 저축은행 등에서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상득 전 의원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불구속 기소된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에게는 징역 1년을 선고하며 법정구속했기 때문이다. 그룹 관계자는 “정 의원의 경우 법정구속시킬 것까지는 없었는데 바로 구속돼, 깜짝 놀랐다. 태광그룹의 경우, 회장과 그 어머니가 함께 구속된 전례도 있어 자칫하면 형제가 함께 구속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고 전했다.

■ 김창근·최재원 부회장에게 힘 실릴 듯 그룹 쪽은 최 회장 판결을 두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이라면서도 “일상 경영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견해를 내놓고 있다. 지난해 11월 최 회장이 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자리를 김창근 부회장에게 맡기고, 지주회사의 간섭을 줄여 계열사별 자율경영을 강화하는 내용의 ‘따로 또 같이 3.0’을 발표하고 실행에 옮겼기 때문이다. 이때 최 회장은 글로벌경영과 신수종(신규)사업 발굴 등 ‘큰 그림 그리기’에만 전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룹 관계자는 “김창근 의장 중심으로 (그룹 경영이) 세팅(구축)돼 있어, 최 회장이 구속됐다고 일상 경영이 흔들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구심점에 공백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이후 그룹 수뇌부의 질서가 어떻게 재편될지는 미지수다. 우선 서열상으로는 김창근 의장이 선임이지만, 이번에 구속을 면한 최재원 그룹 수석 부회장에게 힘이 쏠리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최 부회장은 최근 친형인 최 회장의 각별한 신뢰 아래 전기차배터리 사업에 매진하는 행보를 걸어왔다. 다만 그룹 지분은 거의 없어 위상에는 형과 차이가 크다. 또 최 회장 스스로 선택해 내세운 김 의장을 흔들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측도 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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