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삼성가 유산분쟁 이맹희 항소 포기?

등록 2013-02-11 20:21수정 2013-02-11 21:44

왼쪽부터 이인희, 이건희, 이맹희
왼쪽부터 이인희, 이건희, 이맹희
큰누나 이인희 고문 1심 판결 뒤
“집안 화목해지길…” 압박성 발언
‘부당 상속·승계’ 소송 명분 퇴색
인지대 부담 등 ‘포기 검토’ 움직임
세간의 예상과 달리 삼성가 유산상속 분쟁이 1심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1일 이건희(71) 삼성전자 회장의 완승으로 마무리된 1심 선고 직후까지만 해도 이맹희(82) 전 제일비료 회장 쪽에선 항소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었지만, 불과 열흘도 지나지 않아 분위기가 돌변하는 모습이다. 11일 법조계·재계 등의 말을 종합하면, 이맹희 전 회장 쪽은 항소 포기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소는 1심 판결 2주 뒤인 오는 15일까지 가능하다.

항소 포기 움직임은 무엇보다 명분 때문이다. 지난해 2월 이맹희 전 회장은 “아버지(이병철 전 삼성 회장)가 생전에 제3자 명의로 신탁한 재산을 이건희 회장이 다른 상속인에게 알리지 않고 단독 명의로 변경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맹희 전 회장은 지난해 4월 보도자료를 통해 “(이건희 회장이) 형제지간에 불화만 가중시켜왔고 늘 자기 욕심만 챙겨왔다. 진실을 밝혀서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것이 내 (소송의) 목적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비자금으로 의심받던 이건희 회장의 차명재산을 상속재산으로 인정해준 삼성 비자금 특검 결과가 소송의 빌미가 됐다는 점에서, ‘부당한 상속과 승계를 바로잡겠다’는 것이 소송의 명분이었던 것이다.

1심 판결 직후 이인희(85) 한솔그룹 고문이 나서면서 이런 ‘명분’이 퇴색됐다. 이병철 전 회장의 맏딸인 이인희 고문은 “이번 판결로 집안이 화목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이건희 회장의 완승 결과에 이맹희 전 회장으로 하여금 승복하라는 압박 성격이 짙다. 이인희 고문은 지난해 소송이 제기된 직후 “이병철 전 회장이 사망했던 1987년에 상속 문제는 이미 다 정리된 일”이라는 원칙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소 제기 이후 이건희 회장이 형제 중 처음으로 이인희 고문을 미국 하와이에서 만났다.

1심 판결을 내린 서창원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도 “선대 회장이 남긴 유지에는 일가가 화합해 화목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뜻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판시했다. 이는 소송 당사자들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이지만, 패소한 쪽이 재판 결과를 받아들여 더는 분란을 만들지 말라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결국 1심 소송 결과가 나오면서 애초 소송을 제기할 때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다’는 명분보다 ‘집안의 화목’이라는 명분이 더욱 힘을 얻게 된 셈이다.

명분뿐 아니라 실리적 차원에서도 항소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씨제이(CJ)그룹이 삼성그룹과의 거래 이익까지 포기하면서 소송에 나선 것이긴 하지만, 항소에 따른 손실이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1심 결과에서 상속재산으로 인정받은 부분은 제척기간 만료로 따질 수 없게 됐고, 나머지는 아예 상속재산이 아니라는 판단이 나왔다. 이맹희 전 회장 쪽을 대리한 법무법인 화우 쪽은 상속재산 인정 부분에 의미를 두고 있지만, 항소 결과에 의미있는 전망을 하기는 쉽지 않다는 견해가 많다. 거액의 인지대도 고려 대상이다. 1심 인지대만 127억원에 이르고, 2심도 180억원이 넘어 전체 300억원 이상이 들게 된다. 돈의 액수나 출처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씨제이 관계자는 “아직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건희 회장 쪽은 승자의 여유를 누리고 있다. 올해 1월 국내에서 신년하례식과 생일잔치를 마친 이건희 회장은 1월11일 하와이로 나간 뒤 1심 선고 직전인 1월22일부터 지난 6일까지 도쿄에 머물렀다. 선고 결과는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등 핵심 관계자들이 도쿄를 방문해 보고했다. 이 회장은 지난 6일부터는 하와이에 체류중이다. 삼성가를 비롯해 재벌가 원로들은 추운 겨울을 하와이 등 따뜻한 곳에서 보내는 경우가 많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총리후보와 아들들 절반이 ‘신의 아들’…과연 우연일까
박근혜 인사 스타일…5공 ‘육법당’의 부활?
명절에 웬 날벼락…층간소음 ‘이웃 살인’ 후 잠적
뒤통수가 따끔~ 사무실 내 모습 누군가 보고있다
외국인 친구는 오케이! 결혼은 글쎄?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