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맞아 ‘50조설’ 돌았지만
그룹 전체 투자계획 발표 않기로
반도체에 3년간 이미 40조 쏟아
중국 LCD 설비 투자감축 조짐
경영 불확실성도 여전히 높아
채용은 최소한 작년 수준 유지
그룹 전체 투자계획 발표 않기로
반도체에 3년간 이미 40조 쏟아
중국 LCD 설비 투자감축 조짐
경영 불확실성도 여전히 높아
채용은 최소한 작년 수준 유지
일본 샤프에 대한 삼성전자의 최근 자본투자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지만, 액정표시장치(LCD) 설비투자를 직접 하는 대신 샤프와 제휴해 엘시디를 안정적으로 조달받으려는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의 아시아지역 엘시디 분석 담당관인 데이빗 쉬에 부사장은 “삼성이 중국공장의 엘시디 생산설비 투자를 줄이려는 조짐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디스플레이뿐 아니라 반도체 설비투자도 올해는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008~2009년 4조~5조원대에서 2010~2012년 12조~13조원대로 반도체 설비투자 규모를 대폭 늘린 바 있다. 지난 3년간 모두 40조원에 이르던 반도체 설비투자가 이제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전자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10일 삼성그룹 여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처럼 삼성그룹 전체 투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온 삼성전자의 설비투자 계획이 반도체·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감소하면서 올해 삼성그룹의 투자가 줄어들 전망이다. 삼성그룹의 지난해 투자계획 47조8000억원 가운데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몫은 25조원(실제 집행액 22조9000억원)이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반도체 설비투자가 거의 마무리 된데다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 공격적인 설비투자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예년과 달리 전체 투자계획도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통상 ‘사상 최대 투자’ 등을 내세워 투자계획을 밝혀왔는데, 올해는 여건이 달라 발표를 하지 않는 게 낫다고 내부적으로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계열사 중 최대기업인 삼성전자가 (지난 1월 말 실적발표 때) 투자를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고 했는데, 전체 계열사의 투자 계획을 집계할 수 있겠나. 올해는 별도의 투자계획 발표는 없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의 올해 투자규모와 관련해선 ‘50조원 규모의 사상 최대 투자계획 발표설’이 돌았고, 실제로 삼성그룹 역시 내부적으로 이런 안을 심도있게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역시 올 초 신년하례식에서 “투자를 될 수 있는 대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더구나 삼성그룹으로선 새 정부 출범과 재계의 위상 등을 감안해 투자 확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삼성은 설비투자 규모 축소가 불가피해짐에 따라, 투자는 줄이되 발표하지 않는 대신 채용을 최소한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하는 선에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관계자는 “투자가 중요한 것은 결국 일자리 때문인데, 투자를 늘리지 못하는 대신 채용을 최대한 늘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가 최우선 국정과제로 내세우는 것 역시 ‘일자리 창출’이다. 다만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삼성전자 등의 설비투자 축소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실적악화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귀국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장은 1월11일 이후로 2개월째 미국 하와이와 일본 등 국외에 머물고 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집무실로 출근하지 않은지는 벌써 100일에 이른다.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에 불참하면서 여러 해석이 나왔지만, 무엇보다 과거 폐암 수술을 한 병력 탓에 건강 유지를 위해 국외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삼성 관계자는 “(새 정부와) 아무런 협의 없이 (이 회장이) 불참한 것은 아니다. 혹한 탓에 연초 신년하례회 등 행사에 참석하며 건강이 다소 안 좋아졌다. 추운 날씨에 외부 행사에 참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의 투자·채용 등의 계획 수립이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이 회장도 머지않아 귀국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은 올해 채용계획을 13일 발표할 예정이다. 채용 일정은 18일 시작된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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