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액 656조…한달새 3조 넘게 줄어
예금을 받는 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이 올해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의 1월 말 현재 예금취급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이 모두 656조2000억원으로 한달 동안 3조6000억원가량 줄었다고 12일 발표했다. 이는 한은이 2003년 10월부터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을 집계한 이래로 가장 큰 감소액이다.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지난해 10월 650조원을 돌파한 뒤 달마다 사상 최대치 기록을 이어가다 12월에는 무려 6조8000억원이나 증가한 바 있다.
1월 중 가계대출의 감소는 금융기관의 보수적 자금운용에다 주택경기의 침체 등으로 대출수요마저 둔화한 탓이다. 한은 금융통계팀 이재기 차장은 “주택관련 거래세 감면 혜택이 지난해 말 종료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전반적으로 크게 줄었고 생활자금 같은 기타대출도 은행권을 중심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직장인들이 연말에 받은 상여금으로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정리한 영향도 적지 않아 보인다.
기관별로 보면 은행의 가계대출 축소가 두드러졌다. 예금은행의 1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모두 463조8000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3조4000억원 줄었다. 항목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이 2조2000억원, 기타대출이 1조2000억원씩 각각 빠졌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새마을금고·상호금융·신탁 및 우체국예금)의 잔액은 모두 192조4000억원으로 역시 2000억원가량 줄었다. 다만 비은행권에서 상호저축은행은 1월 중에 가계대출을 4000원가량 늘려 다른 금융기관과 대조를 보였다. 상호저축은행의 가계대출이 월간 천억대로 증가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 만이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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