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째 동결…경기회복 낙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3월 기준금리를 현행 연 2.75%로 동결했다. 국내외 실물경제가 개선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은은 14일 금통위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연 2.75%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연 3.0%에서 0.25%포인트 내린 뒤 5개월째 이어진 동결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유로지역의 경제활동은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서도 미국과 신흥국시장을 중심으로 세계 경기가 회복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국내 경제도 소비와 설비투자가 일시적 요인으로 감소했지만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미약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기준금리 동결의 배경을 간접적으로 설명했다.
최근 발표된 지표로만 보면 국내 경기 회복세는 다소 주춤하는 모습이다. 지난 1월 광공업 생산은 전달에 견줘 1.5% 줄었으며 설비투자도 -6.5%로 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소매 판매는 2.0% 줄었고, 취업자수 증가폭은 1월 32만명에서 2월 20만명선으로 뚝 떨어졌다.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수출 뿐이다. 그러나 한은은 내수지표의 부진은 주로 기저효과 등 특이한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것이어서 곧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중수 총재는 “자세한 수치를 밝힐 수는 없지만 2월에는 소매판매와 설비투자가 1월의 마이너스에서 벗어날 것이다. 그래서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보다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기 대비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3분기 0.1%에서 4분기에는 0.4%로 높아졌는데, 이런 상승곡선이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국고채 3년물 등 시장금리가 사상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기준금리를 밑도는 상황을 두고서도 한은은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이는 대내외 금리 격차를 활용한 외국계 자금이 환차익까지 노리고 국내 채권시장에 대거 유입된 결과로 보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의 호조로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고 미 국채금리가 상승한다면 한국물 채권의 매력은 반감되면서 시장금리는 저절로 정상화한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국내 경기가 회복 국면에 있다는 한은의 진단이 맞다고 하더라도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대내외적으로 경기하방 위험이 늘려 있는데다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아직 갈길이 멀기 때문이다. 김중수 총재도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은이 단독으로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꺼낼 가능성은 거의 없다. 통화 정책만으로만 경기부양에 나설 경우 단기적 효과에 그칠 뿐만 아니라, 한계기업 구조조정 지연 등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게 금통위 다수 위원들의 의견이다. 따라서 한은은 새 정부 경제부처 진용이 모두 갖춰져 재정정책을 본격 가동할 시점에 기준금리를 또 한 차례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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