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은 국세청·검찰·공정거래위원회 출신 고위급들을 주로 사외이사로 영입해왔다. 경제민주화가 화두가 되면서 최근 들어서는 그중에서도 공정위 출신이 가장 잘나간다.
올해 주주총회에선 현대제철과 신세계가 각각 공정위원장 출신의 정호열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부위원장을 지낸 손인옥 법무법인 화우 고문을 각각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현대차·기아차에 원자재를 공급하는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 안에서도 내부거래 비중이 매우 높은 핵심 계열사다. 신세계는 최근 공정위 직원 접대 의혹과 불공정 거래 행위, 정용진 부회장 검찰 조사 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해 공정위 조사 방해로 뭇매를 맞은 삼성전자는 2월 공정위 경쟁제한규제개혁작업단장 출신의 김종선 전 한국공정경쟁연합회장을 경영지원실 상근고문으로 위촉했다.
이밖에도 공정위 출신들은 대기업 곳곳에서 사외이사로 활약중이다. 권오승·김인호 전 위원장이 각각 케이시시(KCC)와 케이티앤지(KT&G)·삼천리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현대차(임영철 전 하도급국장), 기아차(김원준 전 시장감시본부장), 현대모비스(이병주 전 상임위원), 현대글로비스(이동훈 전 사무처장), 현대비앤지스틸(황정곤 전 제조카르텔과장), 현대중공업·에스케이씨앤씨(SKC&C)(주순식 전 시장감시본부장), 대상(전신기 전 발전센터소장) 등에서 공정위 출신들이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이필현 전 대구지방공정거래사무소장과 안승수 전 서울소비자과장은 각각 삼성카드 고문과 포스코특수강 자문을 맡고 있다.
공정위 출신들은 김앤장 법률사무소와도 인연이 깊다. 김병일·서동원 전 부위원장과 이동규 전 사무처장이 김앤장 고문이고, 황정곤 전 과장은 수석전문위원, 전신기 전 발전센터소장은 공정거래수석위원이다. 공정위 출신 관료들이 퇴직 뒤 김앤장 등 로펌에 들어가고 대기업 사외이사를 맡는 것은 공정위 조사·정책 등과 관련한 정보 파악과 로비 활동을 위한 것이라는 의혹이 줄곧 제기돼왔다. 이에 대해 4대 그룹의 한 관계자는 “전문성을 갖춘 공정위 출신들이 기업 안에서 공정거래를 위한 내부시스템 구축 등의 역할을 맡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문제가 생겼을 때는 공정위 조사에 대응하는 일도 맡는다”고 전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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