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실효법인세율 전년보다 2.8%p↓
세전 순이익 7조원 가까이 늘고도
납부 법인세는 되레 100억원 줄어
실효법인세율 오른 기업은 6개뿐
“MB정부 재벌 위주 감세정책 때문
세전 순이익 7조원 가까이 늘고도
납부 법인세는 되레 100억원 줄어
실효법인세율 오른 기업은 6개뿐
“MB정부 재벌 위주 감세정책 때문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액 201조원, 영업이익 29조원을 거뒀다. 사상 최대 실적이다. 현대자동차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84조원, 8조원이다. 상위 대기업들은 세법상 영업이익의 최고 22%를 법인세로 내도록 돼 있지만, 각종 비과세·세금감면 혜택으로 수백억원에서 수조원을 돌려받는다.
지난해 30대 대기업의 이익은 크게 늘어났지만 실효 법인세율은 되레 낮아져 법인세 부담이 크게 경감된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에게 유리하게 짜여진 현행 조세감면 제도를 통해 환급이 많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27일 재벌 및 최고경영자(CEO),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시이오(CEO)스코어가 매출액 기준 국내 30대 기업의 2012년 실효 법인세율을 조사한 결과, 평균 실효 법인세율은 17.3%로 전년(20.1%)에 비해 2.8%포인트나 낮아졌다. 우리나라 실효 법인세율은 미국(28%)이나 일본(27%) 비해 크게 낮은 편이다. 실효 법인세율은 기업이 실제 부담하고 있는 법인세율로, 세전이익에 대한 법인세 비용으로 집계한 것이다.
30대 기업의 지난해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49조1489억원으로 전년에 견줘 16.1% 늘었다. 반면 이들 기업이 납부한 법인세는 8조4851억원으로 100억원 넘게 줄어들었다. 이익은 늘었어도 세금은 오히려 덜 낸 셈이다. 실효 법인세율이 오른 곳은 삼성전자와 현대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대우인터내셔널 등 6개사였고, 나머지 기업들은 떨어지거나 제자리 걸음이었다.
지난해 가장 많은 법인세(3조3872억원)를 납부한 삼성전자의 실효 법인세율은 16.3%로 전년보다 1.6%포인트 올랐으나 최고 세율에는 한참 못미쳤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20조7478억원으로 80.1% 불어났다. 현대자동차는 법인세 납부액이 크게 줄어들면서 실효 법인세율도 20.7%에서 15.8%로 4.9%포인트나 낮아졌다. 이 기간 현대차의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6조3784억원으로 8.7% 늘었다. 포스코(6.8%), 기아자동차(13.8%), 엘지화학(14.7%) 등 순이익 1조원이 넘는 다수 대기업의 실효 법인세율도 20%에 훨씬 못미쳤다.
현재 우리나라의 법인세 최고 세율은 22%다. 1990년 30%에서 점차 낮아졌고 특히 이명박 정부의 ‘부자감세’ 정책으로 2009년 25%에서 22%로 내려왔다. 그럼에도 대기업들의 실효 법인세율이 최고 세율보다 크게 낮은 것은 각종 비과세 감면 혜택이 많기 때문이다. 애초 취지와 달리 대기업에 대한 사실상 특혜로 변질된 현행 세금감면 제도는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에 뿌리를 두고 있다.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임시·고용창출 투자 세액공제 등이 대기업의 세금을 깎아주는 대표적인 항목이다. 강병구 인하대 교수(경제학)는 “이명박 정부의 감세정책 기조가 유지되다 보니 대기업 이익은 올라가고 실효 법인세율이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법인세 최고 세율을 올리고 재벌 대기업에 혜택이 집중돼온 조세지원 정책을 대폭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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