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사업성·실적 우려 섞여
주가 올 들어 10% 넘게 하락
공매도에도 주가반등 기업 많아
주가 올 들어 10% 넘게 하락
공매도에도 주가반등 기업 많아
“공매도에 지쳐 회사를 외국에 팔아버리겠다는 게 말이 되는가?”(증권사 임원)
“시장교란 세력에 얼마나 시달렸으면 저런 말까지 나왔겠는가”(셀트리온 소액주주들)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업체인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의 회사 매각 발언으로 불거진 ‘공매도’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은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아이아르(IR)협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불법 공매도 세력을 잡아달라”고 금융 당국에 촉구했다. 서 회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다국적 제약회사에 보유지분 전량을 매각하려는 이유를 불법 공매도 세력들 때문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선 서 회장의 갑작스러운 회사 매각 선언에 대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는 추측과 뭔가 의도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교차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공매도는 일종의 필요악이다. 주가 하락기에도 거래를 일으켜 증시 활성화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는 반면, 악의적인 루머로 시장을 교란시켜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주기도 한다.
셀트리온의 공매도는 2011년부터 크게 늘어났다. 이 회사의 하루 주식거래량 가운데 공매도 비중이 10% 이상인 날은 2010년엔 하루였지만 2011년 24일, 2012년 26일로 증가했다. 2011년 11월엔 셀트리온의 분식회계설과 임상실험 실패설, 서 회장의 해외 도피설 따위의 루머가 번졌다. 주가는 올해 들어 10% 넘게 떨어졌다. 서 회장은 “주가 안정을 위해 최근 750억원어치의 자사주를 취득하겠다고 공시했지만 주가 하락을 막을 수는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금융 당국이 불법 공매도 세력에 대해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셀트리온의 주가 하락을 단순히 공매도 탓으로 돌리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와 증권가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셀트리온의 사업 불투명성과 실적에 대한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년동안 공매도에 시달렸다고 하는데 시장에선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공매도에 시달려 회사를 매각한다는 말은 잘 납득이 안된다”고 말했다.
올들어 지난 15일까지 누적 공매도 비중(거래대금 기준)을 보면, 셀트리온은 6.29%로 전체 상장사 가운데 28번째다. 1위 롯데하이마트(17.99%)에 한참 못 미친다. 영원무역(16.45%), 현대산업(15.66%), 대우건설(15.06%), 현대상선(13.58%), 아모레퍼시픽(12.78%) 등 기업도 공매도 비중이 10%를 훨씬 웃돈다. 주가 하락을 단순히 공매도와 연결짓는 것은 무리라는 얘기다. 과거 대한전선과 게임업체 컴투스 등도 공매도에 시달린 적이 있다. 통상 공매도는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공매도 비중이 높은 기업 가운데 주가가 오른 기업도 여럿 있다. 공매도로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얘기다.
금융 당국은 셀트리온 사태를 계기로 현행 공매도 제도를 보완할 대목이 없는지 검토에 들어갔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지금까지 개별종목에 대한 공매도 금지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지만 어떤 방안이 적절한지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의 주가는 전날보다 13.35% 급락했고, 셀트리온제약은 하한가까지 떨어졌다.
홍대선 권오성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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