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다수 기업의 정년은 55~58살이다. 하지만 일부 공기업과 공장 생산직 노동자를 제외하면 정년을 보장받는 경우가 극히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정년을 60살까지 연장하더라도,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실제로 혜택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재벌 및 전문경영인 경영평가 사이트인 ‘시이오(CEO)스코어’가 지난해말 기준 10대 대기업 그룹 93개 상장사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평균 근속연수는 9.36년에 그쳤다. 현대중공업이 13.1년으로 가장 길었고, 현대차가 11.7년, 한진이 11.4년, 포스코가 11.2년 등으로 뒤를 이었다. 엘지(LG)와 지에스(GS)가 7.7년으로 가장 짧았고, 롯데가 8.2년, 에스케이(SK)가 8.4년, 삼성이 8.6년이었다. 이들 기업 안에서도 여성 노동자의 평균 근속연수는 더욱 짧았다. 여성 노동자의 평균 근속연수는 6.6년으로, 남성 노동자 10.2년의 60%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반면 근속연수를 공개한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 등 9개 공기업의 평균 근속연수는 15년으로 민간 기업보다 훨씬 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전력의 평균 근속연수는 18.4년으로, 10대 대기업 그룹 평균 근속연수의 2배에 달했다. 한 기업인사 컨설턴트는 “사무직의 경우 40대 후반이나 50대 초반이면 임원으로 승진할 시기가 된다. 임원이 되면 계약직으로 신분이 바뀌기 때문에 정년이 의미가 없고, 임원으로 승진하지 못하면 자의반 타의반 회사를 그만두기 때문에 정년을 채우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컨설턴트는 “현재 정년을 보장받는 건 대공장 생산직 근로자와 공기업 직원 정도다. 현대중공업이나 현대차 같은 회사가 근속연수가 높은 것도 생산직 근로자의 비율이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비스 업종 기업 근로자들에게는 정년연장이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대기업 임원은 “기업들이 판매직이나 캐시어(계산원) 등을 정규직화하는 추세인데, 이들처럼 승진 탈락에 대한 압박이 적은 서비스 직군에서는 60살 정년 연장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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