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 등 주가·시총 뒷걸음질
수출주 약세틈타 KT·CJ 주가 20%↑
수출주 약세틈타 KT·CJ 주가 20%↑
올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요 수출 그룹과 내수 그룹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엔화 약세와 실적 악화로 고전 중인 수출 기업의 시가총액과 주가가 빠진 반면, 상대적으로 환율 변동 영향을 덜 받는 내수 기업의 시총과 주가는 올랐다.
6일 한국거래소가 조사한 ‘10대그룹 시가총액 및 주가등락 현황’을 보면, 2일 종가 기준으로 케이티(KT)와 씨제이(CJ), 한국전력공사, 에스케이(SK), 롯데 그룹을 제외한 5개 그룹 상장사의 시가총액이 지난해 말에 견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 현대자동차, 엘지(LG),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 모두 수출 기업을 주력 계열로 둔 그룹이다. 이들 그룹의 평균 주가도 엘지를 제외한 4개 그룹이 뒷걸음질쳤다.
올들어 시총 증발액은 현대차그룹이 14조1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하락률은 현대중공업그룹이 16.9%로 가장 컸다. 두 그룹의 평균 주가하락률은 각각 11.7%, 3.4%였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그룹도 계열 상장사 전체로 보면 근소하지만 시총(-0.08%)과 평균 주가(-0.7%) 모두 뒤로 빠졌다. 특히 1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한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47.3%나 추락해, 10대 그룹 상장사 가운데 가장 많이 떨어졌다.
반면, 통신과 식음료 등 내수를 기반으로 한 그룹들은 상승세를 탔다. 이른바 ‘수출주’의 약세로 ‘내수주’에 관심이 쏠리고 새 정부 출범 이후 경기 진작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진 것이다. 케이티, 씨제이, 한전, 에스케이가 1조~2조원씩 시총을 불렸다. 같은 기간 케이티의 평균 주가는 26.3%나 올랐고, 씨제이 주가도 19.7% 상승했다.
특히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운영하는 씨제이그룹의 엔터테인먼트·미디어 계열사인 씨제이 시지브이(CGV) 주가는 한국영화 선전 등에 힘입어 78.9%나 치솟아, 10대 그룹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10대 그룹 상장사 시총은 713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6조6000억원(-2.3%) 줄었다. 전체 상장사 중에서 차지하는 시총 비중은 56.6%였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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