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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대리점에 횡포 부린 사원도 본사에서는 ‘을’

등록 2013-05-07 20:11수정 2013-05-07 21:31

상명하복 기업문화가 폭력영업 조장

당신의 기업문화 몇점? “59점”
상의, 직장인 500명 설문조사
‘욕설 영업’ 파문을 일으킨 남양유업 영업사원은 대리점 업주에게 욕설과 더불어 제품 밀어내기를 강요하며 ‘갑’ 행세를 했지만, 그도 조직 내부에서는 명령에 따를 수밖에 없는 ‘을’에 불과했다. 남양유업 사태를 계기로, 이런 안하무인식 ‘갑을관계’의 토양인 상명하복식의 기업 조직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품의 목표 판매량을 달성하기 위해 대리점 등에 제품을 떠넘기는 제조 대기업의 밀어내기 행태는 남양에 국한되지 않는 식품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익명을 원한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본사와 대리점이 장기간 관계를 맺고, 실적 압박을 받는 대기업 쪽 직원들이 압박감을 느낌에 따라 밀어내기는 늘 있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남양은 그 정도가 심했기 때문에 문제가 밖으로 불거진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대리점에 대해선 ‘갑’인 대기업 직원이 회사 안에서는 ‘을’의 처지에서 실적 올리기에 급급할 수밖에 없는 배경으로는 비민주적인 오너 리더십과 후진적인 기업문화를 꼽을 수 있다. 기업 조직 내 갑을관계의 최정점에 서 있는 오너의 낡은 경영 방침은 회사 밖에서 형성되는 갑을관계에까지 영향을 끼치게 된다. 남양유업의 경우, 창업자의 아들이자 최대주주인 홍원식 회장이 공격적인 경영을 주문해온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남양의 경우, 설사 공정거래법상 문제가 될지라도 목표한 시장점유율을 달성을 위해 마케팅, 영업에서 강하게 압박한 사례가 많았다. 소유주의 결정이 아니라면 있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남양의 경우, 군대식 기업문화가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양에선 군 장교 출신 채용이 유독 많았다는 피해 대리점주들의 증언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일방적 지시에 따르도록 하는 회사내 군대식 갑을문화가 회사 밖으로 불거졌다는 해석을 낳는 대목이다.

군대식 문화는 전반적인 한국 기업문화의 발전을 가로막는 주원인으로도 지목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직장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7일 밝힌 설문 결과를 보면, 직장인들은 ‘구글 등 창의적인 글로벌기업의 기업문화를 100점이라고 할 때 자사 기업문화의 점수는 얼마인지’ 묻는 질문에 60점에도 못 미치는 점수(59.2점)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기업문화를 낮게 평가한 원인으로 가장 많이 꼽히는 것(복수응답)이 ‘상명하복의 경직된 의사소통체계’(61.8%)였다. ‘개인보다 조직 전체를 강조하는 분위기’(45.3%)가 그 뒤를 이었다.

중소기업연구원의 백필규 선임연구위원은 “기업 관리자의 다수는 아직 불통의 간부라도 성과만 내면 된다는 경향이 강한데, (남양은) 이런 무리한 방식이 누적돼 결국 외부 평판 시스템의 철퇴를 맞게 된 셈이다. 최고 결정권자의 의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오성 이정훈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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