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경기와 따로 노는 ‘이상한’ 취업자수

등록 2013-05-30 20:48수정 2013-05-30 22:28

경제성장률 0.7%p 떨어졌는데
취업자수는 되레 10만명 증가
은퇴세대 ‘질낮은’ 일자리 몰린탓
“소득불평등 심화될 위험 커”
세계 금융위기 뒤 영세자영업 등을 중심으로 한‘질 낮은’ 일자리 증가는 소득불평등만 심화시키고 미래 성장잠재력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은행 조사국의 박세준·박창현 과장, 오용연 조사역은 30일 ‘경기-고용간 관계 변화의 구조적 요인 진단과 정책적 시사점’이란 연구보고서에서 “세계 금융위기 뒤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크게 둔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취업자수는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경기와 고용간 괴리가 확대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 뒤 국내 고용시장은 경기와 무관한 이상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위기 이전 3년(2005~2007년) 동안 연평균 4.7%이던 경제성장률이 이후 3년(2010~2012년)에는 4.0%로 낮아졌는데도, 연평균 취업자수 증가폭은 29만2000명에서 39만2000명으로 확대된 것이다. 실업률도 3.4%에서 3.3%로 더 낮아졌다.

박세준 과장은 “장기적으로 고용 사정은 경기순환에 동행하거나 몇개월 시차를 두고 후행하는 게 정상적인 모습인데 금융위기 이후에는 경기와 고용의 비동조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면서, 가장 큰 원인으로 은퇴세대의 노동시장 잔류 경향이 심화한 데서 찾았다. 은퇴해야 할 장년층이 기대수명의 연장 등으로 낮은 소득을 감수하면서도 노동시장에 적극 참여함에 따라 경기와 무관한 일자리가 많이 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55살 이상 장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000년 45.5%에서 2005년 44.7%, 2012년에는 47.3%로 꾸준히 높아졌다.

장년층의 적극적인 경제활동 참가는 청년층의 취업난과 맞물려 있기도 하다. 자식세대의 취업 애로 때문에 가구주에 해당 하는 장년층에게는 어쩔 수 없이 가계생계를 부담해야 하는 기간이 길어진 것이다. 문제는 장년층에게 주어지는 새로은 일자리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은퇴한 장년층들의 상당수가 영세자영업 등 질 낮은 일자리로 몰린다. 그 결과로 2007년 6.1%에 이르던 장년층의 평균 실질임금 상승률이 해마다 떨어져 2010년 이후에는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위기 뒤 정부가 재정을 풀어 만든 일자리가 늘어난 것도 경기와 고용간 괴리가 커진 요인으로 꼽혔다. 실제로 재정사업을 통한 ‘노인 일자리’ 수를 보면 2004~2008년에는 평균 8만개인데 2009~2011년엔 22만개로 세배 가까이 증가했다. 하지만 이런 일자리도 영세자영업과 마찬가지로 전체 고용의 질을 떨어뜨리는 한 요인이다.

한은 보고서는 경기와 괴리된 고용증가세는 지속되기 어려운데다 성장잠재력 약화는 물론 소득분배의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영세자영업 중심으로 고용이 늘어나는 것은 자영업의 경쟁심화와 높은 폐업률 등으로 전체 고용의 불안정성과 소득불균형을 심화시킨다는 것이다. 박세준 과장은“앞으로 노동정책은 일자리 미스매치 완화와 서비스업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노동시장의 불균형적 요소를 해소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임금피크제 등으로 장년층의 숙력 노동력을 적극 활용하는 한편, 청년층 노동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전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노태우 추징금 안내려고 재산 빼돌리려다 덜미
아파트 엘리베이터 성추행범, 잡고 보니 전투경찰
조세회피 3차명단 동아일보 기자 출신 2명
BMW·벤츠 등 수입차 연비표시 ‘엉터리’
[화보] 계란이나 맞아라! 하시모토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