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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상장폐지’에 울고 웃는 개미와 대주주

등록 2013-06-19 20:11수정 2013-06-19 22:18

박진우 교수, 10년간 상장폐지 232개 기업 매매실적 분석

개미들은 상장폐지 전 1년간 주식 사들이는데
대주주들은 3년 전부터 주식 팔아 지분 줄여
소액 개인투자자들이 상장폐지가 임박한 기업의 사정을 잘 모른 채 주식을 사들여 피해를 키우는 것과 달리, 대주주들은 미리 보유 지분을 줄이는 방법으로 손실을 회피해왔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기업 내부 정보를 잘 아는 대주주와 개인투자자 간 ‘정보 비대칭’ 탓에, 상장폐지로 인한 손실을 주로 개미들만 떠안고 있는 것이다.

19일 박진우 한국외대 교수(경영학)가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 동안 상장폐지된 232개 기업의 투자자별 매매실적을 분석해 한국증권학회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소액 개인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폐지 이전 1년 동안 주식을 9.8% 순매수했다. 반면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보유 주식을 각각 3.1%, 2.2%씩 순매도했다. 기관과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대주주들은 상장폐지 3년 전부터 주식 처분에 나섰고, 상장폐지 직전 1년 동안 지분율을 29.5%에서 23.5%로 6.0%포인트 줄였다. 코스닥 상장폐지 기업의 경우 대주주 지분율 감소 폭은 6.7%포인트로 더 컸다.

기업 부실과 상장폐지 가능성을 알아채기 쉬운 대주주·기관·외국인들은 미리 주식을 팔아 보유 지분을 줄인 반면, 상장폐지를 예상하지 못한 개인들이 그 매도 물량을 떠안은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유가증권시장은 상장폐지 이전 180일부터, 코스닥시장은 220일부터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고, 상장폐지가 공시되고 7주간의 정리매매가 시작되는 첫날에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주가는 각각 89.7%, 78.8% 급락했다.

보유 지분이 1% 미만인 소액 개인투자자 지분율은 54.9%(유가증권시장)와 60.1%(코스닥시장)에 이른다. 상장폐지 이전 1년 동안 종합주가지수의 기준수익률을 넘어서는 초과수익률(BHAR)이 -96%란 점을 고려하면, 상장폐지에 따른 손실 대부분이 개인투자자에게 집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연구진은 “특히 기업 내부의 사적 정보를 이용한 대주주의 기회주의적 행태로 인한 피해 대부분을 개인이 떠안고 있다”며 “개인투자자를 보호한다는 상장폐지 제도의 취지가 퇴색된 만큼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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